출시 초기 받았던 ‘트롤’ 이미지를 점점 벗고 있는 듯하다. 지난 15일 소환사의 협곡에 나타난 이후 많은 유저들에게 ‘쓸모 없다’고 비판 받았던 유미는 ‘챔피언 버프’와 ‘유저 숙련도 상승’으로 프로 씬의 평가가 뒤집어졌다. 특히 유미는 최근 벌어진 중국, 북미 리그 개막전부터 등장하며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활약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9.10 패치에서 추가된 유미는 아군에게 ‘밀착 상태’를 등록・해제하며 공격, 방어 성능을 이끌어내는 독특한 메커니즘의 챔피언이다. 처음 등장했을 땐 옆의 동료에게 붙어있기만 해서 "라면 먹는 챔피언이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았다. 솔로 랭크에서 경이로운 20%대 승률을 기록한 유미는 결국 하루 만에 ‘너랑 유미랑’을 제외한 모든 스킬이 상향됐다.
유미는 ‘챔피언 버프’와 ‘유저들의 숙련도 상승’이 합쳐지자 봇 라인에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픽으로 변화했다. 유미는 챌린저 티어(4일 기준)에서 밴율 70.3%(2위)를 달성하며 많은 유저들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 유미의 픽률은 21.4%, KDA는 3.73, 승률은 42.35%다.

유미의 바뀐 위상은 먼저 개막한 ‘2019 LOL 프로 리그(이하 LPL)’와 ‘2019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LPL에서 유미는 밴픽률 44.4%, 승률 33.3%(1승 2패)을 기록했다. 다소 승률은 낮지만 풀렸을 때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지 증명했다. LCS의 성적은 압도적이다. 10경기 중 9경기에서 금지 당한 유미는 소환사의 협곡에 출격한 1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유미의 성능을 입증했다. 당시 유미를 플레이한 ‘바이오프로스트’ 빈센트 왕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유미는 생태 파괴범이다. 모든 라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미의 LCK 등장 가능성은 어떨까? 프로 선수, 코치진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글로벌 인기가 한국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유미의 강점은 라인전이다. ‘프레이’ 김종인과 ‘마타’ 조세형은 지난 인터뷰에서 “유미는 라인전 압박 능력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킹존 최승민 코치는 “유미는 1티어 픽이다”고 극찬하며 “유미가 조합에 들어가면 라인전이 모두 강해지고, 다재다능한 챔피언이다. 이번 LCK 서머 시즌에서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픽창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유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고양이는 이제 봇 라인에서 중요한 ‘핵심 챔피언’이 됐다. 오는 5일 열리는 2019 LCK 서머 개막전에서 유미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