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승리였다.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7차전은 상승세 투수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초반 부진을 털고 3연승을 거두며 에이스급 투구를 하고 있는 KIA 제이콥 터너, 5월 평균자책점 1.80을 자랑하는 두산 유희관이 6월 첫 승을 놓고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7-2 승리를 이끈 유희관의 판정승이었다. 유희관은 6회까지 10개의 안타와 2볼넷을 내주었다. 12개의 출루를 허용하고도 단 2실점만 하고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최고 구속 133km에 불과했지만 다수의 범타로 유도하며 흔들림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5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1회말 터커에게 2루타와 최형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3회 2사 1,3루에서 안치홍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4회 볼넷을 내주고 2사2루에서 박찬호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두 점째를 내주었다. 그러나 이어진 1,2루에서 김선빈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5회는 무사 2루에서 최형우, 안치홍을 범타로 요리했고 2사 1,2루에서 이창진은 3루 땅볼로 유도했다. 6회 1사2루에서도 김주찬과 김선빈을 제압했다. 삼자범퇴 이닝은 없었다. 매회마다 위기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지능적인 투구로 실점 위기에서 번번히 탈출했다.
터너는 최고 153km짜리 직구를 던지면서도 볼넷으로 무너졌다. 1회 선두타자 허경민을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2사3루에서 김재환에게 우전적시타를 맞고 선제점을 허용했다. 3회도 1사후 페르난데스와 최주환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후 김재환에게 던진 포크가 실투가 되면서 우월 스리런포로 이어졌다.
4회도 2사후 발빠른 정수빈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곧바로 도루를 허용했고 허경민에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내주었다. 5회에서도 1사후 최주환을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폭투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은 5개의 볼넷 가운데 4개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제구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5회를 마치고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