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를 떠날 때만 하더라도 야시엘 푸이그(29·신시내티 레즈)는 자신만만했다.
지난겨울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된 푸이그는 다저스 시절 플래툰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지난 몇 년간 열심히 하지 않았다. 계약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며 “매일 선발로 뛸 때 나는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이제는 내 인생에서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 올해 최고 성적을 거둬 새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FA 대박 욕심도 드러냈다.
시즌 전 큰소리 뻥뻥 치던 푸이그의 호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개막 두 달의 시간이 지난 시점, 푸이그는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 최고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최악의 시즌이 되고 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지만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4일까지 푸이그는 55경기 타율 2할1푼 43안타 10홈런 32타점 22득점 13볼넷 55삼진 출루율 .258 장타율 .376 OPS .634를 기록 중이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개인 최저 기록. 종전에는 2015년 타율 2할5푼5리, 출루율 3할2푼2리, 2016년 장타율 .415 OPS .740이 최저였다. 현재까지 그보다 훨씬 나쁜 수치를 기록 중이다.
3~4월 27경기 타율 1할9푼2리 4홈런 15타점 OPS .580으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푸이그는 5월 들어 26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17타점 OPS .737로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6월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3삼진,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시즌 타율 2할1푼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168명 중 159위에 불과하다. 출루율 2할5푼8리는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232), 케빈 필라(샌프란시스코-.250)에 이어 리그에서 3번째로 낮다. 그나마 홈런 10개를 치며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확성과 선구안은 극악이다. 삼진율이 무려 24.9%로 매 경기 하나 꼴이다.
수비까지 총합한 fWAR도 -0.5로 대체 선수만도 못하다. 팀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대했던 ‘푸이그 효과’가 없는 신시내티는 27승32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위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푸이그를 보낸 다저스는 코디 벨린저, 알렉스 버두고가 외야 중심을 이루며 내셔널리그 전체 1위(42승19패)를 질주 중이다.

다저스에 복수심을 불태운 푸이그였지만 결과적으로 다저스는 절묘한 시점에 ‘손절’했다. 반등은커녕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푸이그, FA 대박이 아닌 쪽박에 가까워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