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기관차 같던 젠지의 질주가 잠시 멈췄다. ‘2019 펍지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2 초반 APK, 라베가, 그리핀 블랙과 함께 ‘A조의 방벽’을 세웠던 젠지는 2주차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며 5위로 떨어졌다. 한 경기 더 치른 C조에게 발목을 붙잡혔으나, 그간 라운드를 헤집는 ‘샷발’을 선보인 만큼 2일차 경기에서 순위를 뒤집을 가능성이 높다.
젠지는 5일 오후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벌어지는 2019 PKL 페이즈2 3주 2일차 경기에서 A, B조에 속한 팀과 대결한다. 젠지는 페이즈2 2주 2일차 경기 전까지 종합 점수 115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C조 디토네이터, VSG, OGN 포스의 거센 추격에 휘말리며 5위로 추락했다.
2주 1일차까지 평균 24.3킬을 기록한 젠지는 VSG, APK와 더불어 2019 PKL 페이즈2에서 킬 냄새를 잘 맡는 팀이다. 젠지의 중심엔 ‘피오’ 차승훈이 있다. 페이즈1에서 84킬(매치 평균 1.75킬, 1위), 14804 데미지(매치 평균 308 데미지, 1위)를 기록하고 최고의 ‘샷발’을 검증한 차승훈은 젠지에 합류한 후에도 엄청난 DMR(지정사수소총) 사격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에스더’ 고정완의 킬 캐치와 더불어 젠지는 개막전부터 2주 1일차까지 매일 치킨을 한 번씩 뜯었다.

그러나 젠지에겐 2주 2일차의 성적이 아쉬웠다. 평균 24.3킬에 한참 모자란 11킬을 기록했고, 라운드 성적은 1라운드를 제외하고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2, 4라운드는 난전 속에서 양각이 잡히면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3라운드는 APK의 날카로운 기습으로 무너졌다. 실력과 함께 운의 요소도 중요한 만큼 젠지는 불리한 상황에서 적들의 공격이 야속할 따름이었다.
강력한 추격자들에게 역전을 허용했으나 젠지의 불씨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젠지는 각종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2주 2일차까지 젠지는 ‘미라마’ 전장에서 9번째 자기장 생존 확률 1위(50%), ‘에란겔’ 전장에서 적 전멸횟수 공동 1위(4회)를 기록했다. 몇몇 팀은 전장에 따라 확연히 차이나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젠지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활약할 수 있는 팀이다.
끈질기게 소매를 잡고 늘어졌던 VSG와 ‘페이즈1 호랑이’의 이빨을 드러낸 디토네이터, 엄청난 반등에 성공한 OGN 포스에게 역전당한 젠지. 젠지가 페이즈2 초반 날카롭게 벼렸던 칼날을 다시 꺼낼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