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왜 계속 이런 일이...모두에게 미안했다."
오선진은 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3-3으로 맞선 9회초에는 결승타를 뽑아내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여러모로 오선진에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스스로 "왜?"라도 되내일만큼 지독히도 운이 없는 상황,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과 마주했다. 이날 경기 전체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선진의 기묘했던 하루였다.

일단 오선진은 3-2로 앞선 6회말 2사 3루에서 문규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내는 듯 했다. 하지만 타구가 글러블르 맞고 튀어나오며 동점타로 이어졌다. 기록은 내야 안타였지만 오선진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하지만 오선진에게 더욱 치명적이었던 상황은 7회초에 있었다. 7회초 2사 만루에서 송광민의 싹쓸이 적시타 때 2루 주자였던 오선진은 3루수 문규현과 부딪혔다. 첫 판정은 적시타였지만 이후 4심 합의를 거쳐서 수비 방해로 판정이 번복됐다. 오선진이 두 번째로 고개를 숙이게 된 순간.
그래도 결자해지의 기회는 찾아왔다. 9회초 무사 만루에서 구승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경기 후 오선진은 이날 자신에게 벌어진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표정에 숨기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왜 오늘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라고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먼저 동점타를 만들어 준 상황에 대해서는 "공이 갑자기 떠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것을 놓치면서 (김)범수 승리 투수를 못 만들어준 것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비 방해 상황에 대해선 "손승락 선배가 와인드업을 길게 해서 먼저 뛰었다. 그런데 (송)광민이 형의 타구가 높이 뜬 것만 보다가 공을 피하려고 몸을 숙였는데, 공교롭게 3루수였던 문규현 선배와 몸이 부딪혔다. 타구만 보다가 수비수는 보지 못했고 부딪히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잘못한 것은 맞지만 판정이 번복되지 않기를 바랐는데, 너무 감정이 복잡했다. 코칭스태프와 광민이 형, 모두에게 미안했다"고 머리를 긁적이며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결국 스스로에게 결자해지 기회가 왔고, 스스로 이겨냈다. 그는 "나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는데, 투수가 더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오늘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팀이 승리해서 다행이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