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 점령한 기이한 ‘헤딩 아웃’, 모두가 웃었던 해프닝 [현장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6.06 13: 16

“힘든 경기였는데, 그래도 조금 웃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 번 MLB.com을 점령했다. 지난 5일 울산 한화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헤딩 아웃’ 해프닝이 그것. 
상황은 8회초에 발생했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한화 호잉의 타구가 높게 떴다. 유격수 신본기가 콜플레이를 하면서 타구를 쫓아가 잡을 자세를 취했고, 좌익수 전준우와 중견수 민병헌이 백업을 들어왔다. 무난하게 잡히는 듯한 타구였는데, 이 때 타구가 신본기의 머리를 맞고 튀었다. 그런데 이 때 백업을 들어온 전준우가 껑충 점프를 하면서 잡아냈다. 타구는 이렇게 아웃 처리됐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튿날인 6일, MLB.com은 이 기이한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컷4’ 코너에 소개된 이 장면은 “신기하고 엄청난 기쁨을 줄 수 있는 장면이다”면서 “모두의 반응이 좋았다. 신본기는 쓰러져 있었고, 전준우는 숨겨진 마지막 부활절 달걀을 발견한 아이처럼 글러브를 들어 잡았다. 호잉은 얕은 안타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가 리모콘을 집어던지는 것처럼 행동해야 했다”며 당시 장면을 묘사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웃지 않은 선수들이 없었다. 물론 속내는 달랐다. 신본기는 민망한듯 멋쩍은 미소를 지었고, 타구를 잡은 전준우, 함께 백업을 들어온 민병헌도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는 비록 3-6으로 접전 끝에 패했지만, 당시 순간만큼은 모두를 웃게 한 해프닝이었다.
6일 울산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전준우는 “아마 (신)본기가 민망했을 것이다. 타구가 잠시 사라졌거나 눈에 뭐가 들어가서 타구를 놓쳤을 수 있다”면서 “본기가 콜을 하면서 잡는다고 생각했고, 나는 당연히 백업을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래도록 뇌리에 깊이 남은 순간이었다. 전준우는 “야구 하면서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그래도 힘든 경기였는데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이 장면을 보면서 “경기가 긴박했지만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헤딩 아웃’의 당사자 신본기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여전히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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