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1억 달러 계약을 외쳤던 크레이그 킴브렐(31)이 그에 반도 안 되는 4300만 달러에 ‘백기’를 들었다.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로는 최다 333세이브를 기록 중인 마무리투수 킴브렐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보스턴 레드삭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왔다. 계약기간 6년, 최소 1억 달러에서 최대 1억2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요구했다. 1억2000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1413억원.
역대 메이저리그 구원투수 최고액 계약은 ‘파이어볼러’ 아롤디스 채프먼이 갖고 있다. 채프먼은 지난 2016년 12월 뉴욕 양키스와 5년 총액 8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듬해 1월 켄리 잰슨이 LA 다저스와 맺은 5년 총액 8000만 달러가 역대 2위. 같은 시기 마크 멜란슨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체결한 4년 6200만 달러가 3위다.

킴브렐은 구원투수 역대 최초 6년,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외치며 호기롭게 시장에 나왔지만 찬바람을 맞았다. 겨울이 지나도록 계약을 하지 못했다. 1년 단기계약설이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개막 두 달이 지난 뒤 드래프트 지명권이 해제된 뒤에야 마무리가 구멍 난 컵스가 3년 계약을 제시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도 관심이 있었지만 2년 계약을 제안하는 데 그쳤다.
킴브렐은 6일(이하 한국시간) 컵스와 3년 총액 4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6억원에 계약 합의했다. ESPN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 1000만 달러, 2020~2021년 16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4년차 계약은 옵션이다. 100만 달러 바이아웃 조건이 포함됐다. 수준급 대우이지만 1억 달러 이상을 외치던 킴브렐의 목표에는 한참 못 미친다.
LA타임스는 ‘킴브렐은 지난해 후반기 부진으로 타격을 입었다. 10월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5.91을 기록했고, 크리스 세일이 월드시리즈 마지막 이닝을 막았다. 스카우트들은 킴브렐의 패스트볼 구속 감소와 커브볼 효과가 떨어진 것을 알았다’고 지난해 막판 부진이 킴브렐에게 직격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LA타임스는 ‘킴브렐은 6년 1억2000만 달러 계약을 목표로 했지만 댈러스 카이클과 함께 베테랑들에게 돈 쓰길 꺼려한 팀들에 의해 고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목표 기간과 금액의 반도 안 되는 조건에 백기를 든 킴브렐이 아쉬움을 떨쳐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