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보다 제자 미래를 선택한 스승...두산 최원준의 사부가 [오!쎈 스토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6.07 10: 01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25)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팔꿈치와 갑상선 암 수술까지 세 번의 수술을 받고 1군의 주력 투수로 발돋음했다. 작년 1군 6경기 등판했으나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최근 1군에 올라와 위력적인 볼을 뿌리고 있다. 지난 5일 KIA와의 광주경기에서는 선발 이현호가 조기에 강판하자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역전승을 이끌었다.
올해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 중이다. 급기야 김태형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쓸 수 있겠다"면서 필승조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감독은 "필승조는 권혁과 이형범이다. 최원준이 지금 나타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나중에는 오른손 타자가 많은 팀에는 선발로도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대졸 3년차 투수 최원준.

최원준은 신일고-동국대 출신으로 2017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2017년은 퓨처스리그에서 14경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2016년 대학시절 팔꿈치 수술의 여파로 구속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2018년에는 2월과 8월 두 번의 갑상선 암 제거수술을 받았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병마와 싸운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대학 4학년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것이다. 신인 지명에서 높은 순위를 받으려면 4학년 성적이 좋아야 한다. 순위에 따라 계약금이 달라진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던지기 마련이다. 대학 감독도 성적을 내려면 에이스를 자주 기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성적을 포기하고 수술을 했다. 스승인 이건열 감독의 권유였다. 
최원준은 "감독님께서 내 미래를 위해 수술을 권유하셨다. 스카우트들의 평이 좋으니 1차 지명이 안되더라도 후순위로 지명을 받는 것도 좋다고 하셨다. 이후에도 감독님이 잘해주셨다. 프로에 들어와 계속 부상으로 포기하고 싶을때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는 하지말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버텼다. 오늘(6일)도 전화를 해주셨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등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한국대표팀에서 함께 한 이건열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최원준(왼쪽에서 두 번째).
이건열 감독은 "원준이가 대학교 1~2학년때 잘 던졌다. 4학년때 아파도 참고 던진다고 했다. 지명을 못받을까 걱정된 것이다. 프로에서 잘 할 수 있는 투수였다.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득해 수술을 시켰다. 프로에 가서 훌륭한 재활 시설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당시 4학년 에이스를 쓰지 않고 수술시켰다고 주변에서 '이상한 감독'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원준이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지금부더 훨씬 더 잘 던질 것이다.  투수로서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볼을 던진다. 견제도 좋고 수비도 잘한다.  배짱도 있어 떨지 않는다.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안다. 타자와 승부도 잘해 연타를 잘 맞지 않았다.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라고 응원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