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히고 차이고…월드 클래스 손흥민은 외로웠다 [한국-호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6.07 21: 50

월드 클래스 손흥민(토트넘)도 고립되자 백약이 무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밤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호주와 A매치 평가전서 후반 31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깜짝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그간 주전술로 사용했던 4-4-2 또는 4-2-3-1 전형이 전망됐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벤투 감독은 지난 3월 콜롬비아와 평가전서 승리를 합작한 손흥민-황의조 투톱 대신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로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선택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3월 손흥민-황의조 투톱으로 재미를 봤다. 둘은 콜롬비아전서 선제골을 합작했다. 황의조가 발앞에 공을 정확히 떨궈주자 손흥민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콜롬비아 골망을 갈랐다. 벤투호 출범 이후 9경기 만에 터진 손흥민의 마수걸이 골이었다.
벤투 감독은 플랜B로 손흥민과 황희찬의 호흡을 점검했다.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전방서 고립됐다.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전방에 공격수와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손흥민에게 호주 수비진의 견제가 집중됐다.
태극전사들에게 어색한 옷인 스리백이 저조한 경기력의 주원인이었다. 스리백과 윙백의 아쉬운 위치선정으로 중원 싸움서 어려움을 겪었다. 4-3-3을 내세운 호주는 전방 3명과 중원 3명이 한국의 중원을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이 때문에 전방의 손흥민이 공을 잡는 일도 드물게 찾아왔다.
손흥민은 답답한 듯 스스로 공격 활로를 뚫으려 했다. 이마저도 호주의 거친 수비에 막혔다. 수 차례 쓰러졌다. 발목을 밟히고 정강이를 차였지만 계속 일어났다. 프리킥 슈팅이 벽에 막히는 등 쉽사리 호주의 벽을 뚫지 못했다. 후반 막판 결정적인 왼발 슈팅마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희찬을 불러들이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었다. 들어오자마자 첫 슈팅을 때리는 등 황의조 투입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황의조는 후반 31분 홍철(수원)의 크로스를 센스 있는 오른발 발바닥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열리지 않던 호주의 골문을 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는 둥 20골 9도움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전방서 고립되자 백약이 무효했다./dolyng@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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