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자석 있어요" 멍투성이도 최재훈에겐 훈장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6.08 06: 34

최재훈(30)은 한화에서 가장 짠한 선수다. 포수 자체가 ‘3D’ 직업으로 분류될 만큼 몸을 많이 써야 하고, 부상에도 크게 노출돼 있다. 상대 파울 타구에 맞는 것뿐만 아니라 주자와 충돌로 쓰러지기도 부지기수. 심지어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교체된 날도 있었다. 
그야말로 인간 자석이다. 고통을 호소하는 최재훈의 모습은 한화 경기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팔부터 다리까지 온몸이 멍투성이, 곳곳에 부황 자국도 선명하다. 성한 곳이 없지만 여전히 그라운드에선 몸을 사리지 않는다. 허슬이 몸에 배어있다. 
7일 대전 LG전에선 멍투성이 몸을 이끌고 1루에서 홈까지 전력 질주를 했다. 3회말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정은원의 중견수 쪽 깊숙한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숨가쁘게 달려 선취점을 올렸다. 폭풍 주루 이후 덕아웃에서 가쁜 숨을 내쉬었다. 

한화 최재훈. rumi@osen.co.kr

최재훈은 “어떻게든 홈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다행히 공이 홈까지 오지 않았다”며 웃은 뒤 “온몸이 멍이다. 내 몸에 (공이 붙는) 자석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팀이 이기면 이 멍들도 훈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 포수 최재훈이 김경태의 원마운드 투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pjmpp@osen.co.kr
최재훈은 올해 팀의 62경기 중 58경기를 뛰었다.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447⅔이닝 동안 안방을 지켰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강인권 배터리코치님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훈련을 쉬거나 트레이닝 코치님들의 마사지 덕분에 관리를 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최재훈의 안정적인 리드 속에 한화는 마운드도 안정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전부터 최근 15경기 연속 선발투수들이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막고 있다. 최재훈은 “투수들이 이전과 달리 공격적으로 승부한다. 볼넷보다 차라리 안타 맞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서폴드도 이제는 피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타격에서도 타율 2할8푼9리 46안타 2홈런 13타점 28볼넷 출루율 4할9리로 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삼진(28개)과 볼넷 비율이 같을 만큼 끈질긴 선구안을 발휘 중이다. 볼넷 28개는 벌써 개인 최다기록. 
최재훈은 “출루율에 신경 쓰고 있다. 무조건 투수 볼 개수를 늘린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타격도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훈의 타석당 투구수는 4.0개, 규정타석 타자 61명 중 8위에 해당한다. 공수겸장 포수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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