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변화는 파격-선수 교체는 소극, 벤투의 두 얼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6.08 05: 13

벤투 감독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7일 밤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호주와 A매치 평가전서 후반 31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1-0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최정예에 가까운 전력을 내세웠다. 반면 호주는 실험에 초점을 맞춰 사실상 2군으로 맞섰다. 예상과는 다르게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유효슈팅은 0개였다. 벤투 감독의 깜짝 스리백 가동이 졸전의 원인이었다. 올해 1월 1일 사우디아라비아전 실패 이후 158일 만에 두 번째로 스리백을 실험했지만 이번에도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웠다.

벤투 감독은 사우디전서 실패를 맛 본 뒤 단 한 번도 스리백을 재가동하지 않았다. 사우디전의 저조한 경기력이 이유였다. 주 포메이션인 포백을 기반으로 한 전술 운영을 했다. 3월 A매치서 남미 복병 볼리비아와 콜롬비아를 잇따라 물리치며 플랜A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2차예선 전 마지막 2번의 모의고사서 전술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였다.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평소에 즐겨입던 옷을 벗고 어색한 옷을 입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후방, 중원, 전방으로 전개되는 공격 작업이 답답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적으로 1차 빌드업은 잘됐지만 이후 공격 전개와 마무리가 부족했다”고 아쉬워 하면서도 "전술 변화에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선수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긍정적인 변화라는 의견과 적응에 어려웠다는 목소리가 오갔다. 사우디전에 결장했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처음 해보는 포메이션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한 김민재(베이징 궈안)도 “선수들이 스리백에 어색한 부분이 있어 맞추기가 힘들었다”며 "가다듬을 부분이 많았다”고 궤를 같이 했다. 
희망적인 의견도 있었다.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은 "현대 축구는 포백과 스리백을 오간다. 평가전서 실험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벤투 감독에 힘을 실었다. 또 다른 공격수 황의조도 “포메이션을 바꿨지만 결과를 잘 가져와서 좋다”며  “(전술 변화를) 처음 시도했는데 뛰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벤투 감독의 전술 변화는 ‘깜짝’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파격적이지만 선수 교체는 극히 소극적이다. 평가전 규정상 6명의 교체 카드를 활용할 수 있음에도 3장만 활용했다. 게다 교체로 나선 황의조와 홍철(수원)은 주전급 자원이고, 나상호(FC도쿄)도 여러 차례 검증을 받은 자원이다. 유럽 빅리거인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백승호(지로나)를 비롯해 이정협(부산), 손준호(전북), 김태환, 김보경(이상 울산) 등 새 얼굴들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마저도 김태환과 손준호는 23인 엔트리서도 제외됐다.
벤투 감독의 소극적인 선수 기용은 익숙한 풍경이다. 3월 A매치에도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가 A매치 데뷔전을 기대했지만 무산됐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에 4장, 콜롬비아전에 3장의 교체 카드를 썼다. 7명 모두 앞서 기회를 줬던 선수들이었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의 의미가 가장 크다. 새 얼굴을 찾겠다고 공언했던 호주를 상대로도 옥석 발굴에 소극적이라면 월드컵 2차예선이나 최종 모의고사 상대인 이란전서 실험할 여유는 더욱 더 없다.
산적한 과제 속 분명한 소득도 있다. 여전히 스리백은 벤투호에 맞지 않은 옷이라는 점이다./dolyng@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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