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8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백업 자원이었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명실공히 벤투호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7일 밤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호주와 A매치 평가전서 후반 31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1-0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최정예에 가까운 전력을 가동했다. 반면 호주는 실험에 초점을 맞춰 사실상 2군을 내세웠다. 예상과는 달리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유효슈팅은 0개였다. 벤투 감독의 깜짝 스리백 가동이 졸전의 원인이었다. 올해 1월 1일 사우디아라비아전 실패 이후 158일 만에 두 번째로 스리백을 실험했지만 이번에도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한국이 무실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엔 김민재의 활약이 있다. 공수 양면에서 군계일학의 기량을 뽐냈다. 본업인 수비는 물론이고 안정적인 빌드업과 폭발적인 오버래핑까지 선보이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전반 42분 김민재의 오버래핑은 5만 2천여 명의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대표팀서 두 번째 신장이 큰 김민재(190cm)는 거구임에도 빠른 스피드를 지녔다. 이날 우측면을 돌파해 위협적인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장면은 공수를 겸비한 김민재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김민재는 "위쪽에서 공을 잡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왔다”며 폭풍 오버래핑의 비결을 전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벤투호의 백업 자원이었던 김민재는 장현수(FC도쿄)의 국가대표 퇴출 이후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벤투 감독의 포백, 스리백 전술 변화에도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 아시안컵서도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함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스리백은 김민재에게도 아직은 어색한 옷이다. 사우디와 평가전에 이어 호주전도 스리백의 일원으로 뛴 김민재는 "아직 어색한 상황서 감독님이 원하는 전술을 잘 이행했다. 선수들도 어색한 부분이 있어 맞추기가 힘들었다. 가다듬을 부분이 많다”고 소신을 전했다.
김민재는 이제 아시아 최강 이란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은 오는 11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이란과 격돌한다. 김민재에게도 기분 좋은 상대다. 2017년 8월 이란전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빌드업 능력과 함께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운 짠물수비를 뽐내며 대형 수비수의 등장을 알렸다.
김민재는 “이란과 1경기 밖에 안 해봤지만 힘든 경기였다”며 "감독님이 최대한 뒤로 패배를 미루자고 했다. 이란을 이겼으면 좋겠다. 꼭 승리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부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