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창원 KIA-NC전. 4-4로 맞선 NC의 9회말 공격.
선두 타자 모창민이 3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양의지의 우전 안타와 이원재의 좌익선상 2루타 그리고 권희동의 자동 고의4구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맏형’ 손시헌. NC 벤치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손시헌을 전적으로 믿는다는 의미였다.
마운드에 선 KIA 4번째 투수 고영창은 땅볼 유도를 위해 투심 패스트볼을 연거푸 던졌다. 손시헌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투심 패스트볼(137km)을 잡아당겨 3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인. 5-4. NC는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한 손시헌은 경기 후 “내 타석에 대타를 기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타석에 들어서기 전 감독님께서 ‘네가 해봐라’고 말씀해주셨고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며 “1구째를 보고는 참 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2구째 보니까 한 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공은 내가 잘 친 것보다 실투였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리고 손시헌은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새 구장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볼 수 있어 기쁘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어제와 오늘을 계기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끌어낸 것 같다. 손시헌이 마지막에 잘 승부해줬다. 끝내기 안타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고 했던가. 손시헌은 천금같은 기회에서 자신을 믿어준 이동욱 감독에게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이래서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는가 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