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에 29번이 새겨졌다.
텍사스 구단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에서 애드리안 벨트레의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1979년 4월 7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벨트레는 1998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첫 해 77경기에서 7홈런(타율 .215)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이듬해 15홈런 타율 2할7푼5리로 활약했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2011년 텍사스에 온 그는 세 차례(2011년, 2015~2016년)의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데뷔 해와 2009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날린 그는 2933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 477홈런, 1707타점, 1524득점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4회, 올스타 선정 4회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아울러 벨트레가 기록한 통산 3166안타는 역대 15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명예의 전당’ 입성도 충분한 벨트레의 활약에 텍사스 구단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했다. 벨트레가 현역 시절 달고 뛰었던 29번은 구단 역대 5번째 영구결번 번호가 됐다. 벨트레 외에는 전구단 영구 결번인 재키 로빈슨(42번)을 비롯해 투수 놀란 라이언(34번), 조니 오츠 감독(26번), 이반 로드리게스(7번)이 있다.
텍사스 구단은 이날 오클랜드와 더블헤더로 경기를 치른 가운데, 더블헤더 2차전을 앞두고, 영구 결번식을 진행했다. 홈플레이트와 중간 담장 뒤 잔디에는 벨트레의 29번이 새겨져있고, 좌측 관중석에서는 역대 영구 결번 선수 이름 옆에 벨트레의 이름을 새겨 놨다.

이날 영구결번식에는 버논 웰스, 데이비드 머피, 마이클 영 등 텍사스를 대표하는 선수와 함께 벨트레의 가족이 참석했다. 이 밖에 벨트레가 처음 빅리그에 콜업 됐을 때 다저스 단장이었던 토미 라소다 전 감독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벨트레는 파란색 차를 타고 좌측 외야에서 나와 텍사스의 동료 들과 인사를 나눴고,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멈춘 뒤 레드 카펫을 밟고 마운드로 향했다.

벨트레는 이날 참석한 사람들을 비롯해 동료들의 축하 인사를 받았고, 29번이 새겨진 액자가 전달됐다. 또한 텍사스의 엘비스 앤드루스는 29번이 크게 새겨진 목욕 가운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앤드루스는 벨트레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벨트레는 격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추신수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영구 결번을 축하하고, 지난 5년 간 함께 해서 즐거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벨트레는 이날 참석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벨트레는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현재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미소를 지으며 “텍사스는 나에게 기회를 줬고, 이곳에서 월드시리즈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영구 결번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빨리 됐다”라며 “정말 멋지고 감사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