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롯데 소속이 된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이 일주일 만에 뒤바뀐 환경과 소속팀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롯데는 다양한 고민을 한 끝에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했다.
롯데는 10일, SK에서 웨이버 공시된 다익손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9일 최근 이두근 염좌 부상을 당한 뒤 재활 과정에 있는 제이크 톰슨을 웨이버 공시했다.
다익손은 올 시즌 SK에서 12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56(65⅔이닝 26자책점), 피안타율 2할5푼4리 WHIP 1.26의 성적을 남겼다. 표면적인 기록은 괜찮지만, 다익손에 대한 SK 내부의 평가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205cm 117kg의 건장한 체구이지만 체구에 비해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SK가 영입을 고려했을 당시 다익손의 구속은 최고 152km, 평균 148km 전후였지만 KBO리그로 넘어온 뒤에는 그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SK가 고민을 거듭한 이유다. 여기에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난 편이 아니었고, 투구 수가 다소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 받았다. 다익손에게 교정 과정을 거칠 계획까지 세우며 평가를 유보하려고 했지만, 헨리 소사의 영입전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다익손은 퇴출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러나 다익손은 웨이버 공시된 뒤 한국 구단의 러브콜을 기다렸다. 결국 SK와의 소사 영입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롯데가 다익손에 대한 평가를 마치며 영입에 이르게 됐다.
올해 현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 시장이 그리 풍족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롯데와 SK가 대체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는 시점에서 모두 대만에서 활약하던 소사에게 접촉을 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롯데는 국내 적응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다익손의 손을 잡았다.
이제는 SK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을지가 명예회복의 관건이다. 롯데는 이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단 투구 패턴의 변화가 다익손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다. ‘스탯티즈’가 집계한 다익손의 구종 비율은 속구와 슬라이더에 집중되어 있다. 속구 비중이 60.5%, 슬라이더 비중이 27.6%였다. 커브 7.7%, 체인지업 3.3%도 비중을 차지하지만, 유의미한 비중은 아니었다. 사실상 투 피치의 선발 투수였다. 투구 수가 많아지고 이닝 소화 능력이 부족해지는 이유도 단조로운 구종 구사력이 있었다.
하지만 다익손의 체인지업이 ’봉인’시킬 정도의 구종은 아니라는 게 롯데가 내부적으로 내린 판단이다. 체인지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대 타자들을 좀 더 곤란하게 만들 수 있고 투구수 절약과 이닝 소화 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 SK에서 본의 아니게 소사의 영입 상황이 알려지며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퇴출을 맞이한만큼 한국 무대에서 명예 회복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도 롯데에는 긍정적인 요소. SK의 퇴출 통보에 눈물을 펑펑 흘릴 정도로 한국 무대를 떠나는 것에 대해 슬픔을 표시했다. 웨이버가 공시된 3일은 다익손이 코칭스태프와 면담 이후 새로운 게임 플랜을 갖고 등판하기 하루 전 날이었다.
웨이버로 공시된 뒤에도 다익손은 계속해서 한국에 머물며 다른 구단들의 부름을 기다렸다. 어렵사리 다시 얻은 기회인만큼 동기 부여와 의욕은 충만한 상태. 이러한 마인드가 다익손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원동력이 되기를 롯데는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