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는 겨우 한국 무대에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최우선 퇴출 후보까지 올랐지만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생존의 이유를 이제는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레일리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어쩌면 레일리의 이번 등판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었다. 올 시즌 13경기 2승6패 평균자책점 4.23(76⅔이닝 36자책점) 피안타율 2할7푼4리 WHIP 1.46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부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성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지난 2015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한국 무대로 넘어온 뒤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들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타자 상대 열세는 올 시즌에도 여전하고(피안타율 0.294, 7피홈런 피OPS .796), 1회 첫 시작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1회 피안타율 .328, 피OPS 0.901)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닝 소화 능력과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는 건강함을 갖췄지만 그 외에 레일리는 에이스라고 부를 정도의 임팩트를 보여주진 못했다.
외국인 에이스로의 기대치에는 충족하지 못하는 성적들을 이번에는 가만히 두고보지 않았다. 제이크 톰슨이 지난 9일 웨이버로 공시되면서 방출 수순을 밟았지만, 롯데는 톰슨보다는 레일리의 교체를 먼저 생각하고 대체 외국인 선수 선발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 3일, 톰슨이 오른팔 이두근 염좌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롯데의 외국인 선수 교체 작업에 변수가 생겼다. 지난 7일 재활군에서 부상 이후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4~50개 정도 실시했고, 이후 “곧장 1군 스케줄을 잡아달라”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부상 부위에 불편함이 남아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상체 위주의 투구와 팔을 넘어오는 동작에서의 부자연스러움이 결국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게 현장의 판단. 언젠가 터질 것이라는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두근 쪽의 부상은 재발 우려가 컸기 때문에 향후의 모습도 장담하기 힘들었다. 결국 구단은 톰슨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SK에서 웨이버로 공시된 브록 다익손을 영입했다.
레일리는 다시 한 번 ‘생존왕’이 됐다. 그러나 입지는 예전과 같지 않다. 구사일생으로 한국 무대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는데, 현 시점에서 그 이유는 단지 ‘건강함’이다. 레일리는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해줄 수 있다는 장점은 양상문 감독도 인정하는 요소.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선발 로테이션의 공백이 큰 롯데 입장에서는 레일리가 가진 이 장점을 안고 가야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구단이 레일리에게 기대하는 바는 건강하다는 것 그 이상이다. 건강함 외에 자신이 생존할 수 있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제는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