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4번타자 박병호의 부재중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키움은 지난 6일 박병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큰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무릎과 허리등 작은 부상과 피로가 쌓여서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복귀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병호의 1군 엔트리 말소 배경을 설명했다.
박병호는 키움이 자랑하는 홈런타자다. 올 시즌 성적도 57경기 타율 2할9푼1리(203타수 59안타) 13홈런 42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는 2할6리(34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으로 부진했다.

장정석 감독은 “일주일 동안은 재활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 이후 2~3일은 상태를 지켜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박병호의 상황을 전했다.
박병호의 공백은 분명 영향이 작지 않다. 팀내 최고의 타자가 사라졌기에 득점력 하락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키움은 박병호가 말소된 이후 3승 1패를 거두며 일주일을 마무리했다. 특히 리그 2위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거둔 것은 큰 수확이었다.
서건창, 김하성, 이정후, 샌즈, 김혜성 등 남아 있는 선수들이 박병호의 공백을 잘 메워줬다.
박병호가 빠진 이후 키움은 1번 서건창-2번 김하성-3번 이정후-4번 샌즈로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강한 타자를 전진배치하는 장정석 감독의 성향이 반영된 타선배치다. 특히 장정석 감독은 3번 이정후 카드를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는 앞으로 3번이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 할 것”이라며 이정후에게 믿음을 보냈다. 이정후는 믿음에 보답하듯 최근 4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정후에 대해 장정석 감독은 “올해 파워가 늘진 않았다. 겨울에 재활쪽으로 시간을 많이 쓰다보니 웨이트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다. 올해와 내년 겨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선수들이 23살에서 24살로 넘어갈 때가 체격을 가장 많이 키울 수 있는 시기다. 이정후도 충분히 파워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건창과 김하성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서건창은 올 시즌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장정석 감독이 강한 2번타자로 김하성을 기용하고 1번타자로는 이정후가 나서면서 상위 타순을 맡기가 애매했다. 하지만 최근 이정후와 김하성이 3번에 자주 배치되면서 서건창이 1-2번 테이블 세터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최근 4경기에서는 출루율 0.400을 기록하며 테이블 세터로서 역할을 다했다.
김하성은 장정석 감독의 ‘강한 2번타자’ 카드로 선택을 받았다. 올 시즌 주로 2번과 3번을 맡으면서 팀 타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64경기에서 타울 3할2푼4리(247타수 80안타) 8홈런 51타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잘 해냈다.
김혜성의 활약도 눈부시다. 최근 4경기에서 타율 4할7푼1리(17타수 8안타) 5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타선의 윤활유 같은 활약을 했다. 또 유격수로 나서면서 김하성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키움이 박병호가 빠진 4경기에서 올린 득점은 총 16점으로 경기당 4점을 얻었다. 올 시즌 키움이 기록하고 있는 경기당 5.36득점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는 수치다. 하지만 박병호가 가지는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는 현재 키움 타선이 박병호 없이 나름 잘 버티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올 시즌 키움은 리그 득점 1위(359점)를 달리고 있다. 물론 박병호 없이 득점 선두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박병호가 없다고해서 키움 타선을 약체라고 볼 수는 없다. 키움의 강점은 화려한 슈퍼스타의 존재가 아니라 탄탄하고 안정적인 선수층이기 때문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