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간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이적과 김동률의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이 1997년 부른 '거위의 꿈'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인순이가 리메이크하면서 빅히트를 쳤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대중적인 공감을 단박에 이끌어내면서 인생역정을 돌아보게 했던 노래다.

서머 스플릿을 맞이한 미드 라이너 '내현' 유내현의 행보 역시 눈여겨볼만 하다. 강동훈 감독과 최승민 코치, 최천주 코치를 포함해 킹존 선수단 전체의 행보로 주목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여름을 앞두고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측은 스프링 스플릿의 결승전을 장식했던 우승팀 SK텔레콤을 첫 손에 꼽았고, 그 뒤를 이어 그리핀을 상위권으로 분류했다. 일부에서 킹존을 상위권으로 분류하기는 했으나, '폰' 허원석의 공백을 크게 의식하면서 상위권과는 분명 거리가 있는 팀으로 분류했다.
그렇지만 지난 5일 개막한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스플릿의 개막주차서 가장 화제가 됐던 팀은 킹존이었다. 이제 두 경기 밖애 일정을 소화한 상태에서 섣부를 평가일 수 있지만, 킹존은 유일하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무실세트 팀으로 리그 선두에 올라있다.

'폰' 허원석이 빠지면서 '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기로 하듯 '구멍'이 될 것이라는 '내현' 유내현은 수비지향적인 지원형 챔피언이 아닌 니코 제이스 라이즈 등 다양한 챔피언으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라스칼' 김광희와 '커즈' 문우찬은 더욱 성장해 허원석이 있던 스프링 스플릿에 못지 않은 상체 파괴력을 유내현과 조화를 이뤄 제대로 보여줬다. 베테랑 '데프트' 김혁규와 '투신' 박종익이 지키고 있는 봇 역시 예상치 못했던 카드들을 선보이며 킹존을 불안하게 지켜보던 우려를 단박에 지워버렸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 직전 '발전'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던 강동훈 킹존 감독은 이번 시즌 역시 똑같이 '발전'과 '성장'을 강조했다. 지난 9일 샌드박스전 승리 직후 만난 강동훈 감독은 "우리를 불안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 물론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내실을 다지고, 발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내실 위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카밀-세주아니'를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미드-정글이 아닌 탑-정글로 돌린 밴픽이나 '소나-타릭'이 아니라'소나-갈리오'로 사용할 수 있게 밴픽을 주도했던 강동훈 감독은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를 습득하고, 우리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서 정말 코칭스태프가 많이 노력하고 있다. 최천주 코치와 최승민 코치, 나 역시 다른 팀들의 장점은 흡수하고, 우리의 단점은 버리기 위해 잠을 줄이면서 노력하고 있다. 다소 무리할 수 있는 시도에도 선수들도 잘 따라와주고 있어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조합의 특성을 잘 살려준 선수들 전부가 MVP"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승강전을 계속 내려가던 IM 시절의 어려움을 딛고 지난해 LCK 2연패의 성과를 냈던 킹존은 다시 한 번 깜짝 반전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 scrapper@osen 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