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LG 트윈스 고우석이 한국시리즈 마무리 등판을 꿈꾼다.
올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고우석의 활약이 대단하다. 30경기(33⅓이닝) 4승 2패 1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중이다. 리그 세이브 5위, 30이닝 이상 투수 중 평균자책점 6위에 올라있다.
또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역대 23세(한국나이) 이하 통산 세이브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우석은 시즌 27세이브 페이스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23세 이하 선수 통산 세이브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고우석이 이러한 활약을 할 수 있게 해준 최고의 무기는 역시 최고 시속 150km 중후반대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다. 원래도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구는 했지만 올해는 구속이 더 빨라졌다. 지난 시즌에는 직구 평균 구속이 147.9km였는데 올해는 150.1km까지 높아졌다.
고우석은 “비시즌에 정말 바쁘게 보냈다. 웨이트도 하고, 필라테스도 했다. 그리고 기술적인 변화도 조금 있었다. 안 아프고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려고 보강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구속도 높아진 것 같다. 안아파야 더 강하게 던질 수 있다”며 구속 향상의 비결을 전했다.
사실 지난 겨울 고우석은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더 다듬으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바꿔준 사람은 LG 최일언 투수코치였다.
고우석은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다. ‘직구로는 통하지 않는다. 이제 변화구가 필요한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일언 코치님이 ‘1년 동안 지켜봤는데 아직 변화구 필요 없다. 직구면 충분하다’고 하시며 직구를 더 다듬으라고 주문하셨다”고 말했다.
그래서 고우석은 겨우내 더 강한 직구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고우석은 “커맨드가 되는 직구를 던지려고 했다. 원하는 곳에 직구를 꽂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최일언 코치님이 볼넷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다. 결과에서 벗어나 내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면서 더 좋은 공을 뿌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고우석은 직구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역시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 류중일 감독은 “고우석이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게 되서 지금의 성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평했다.
고우석은 “직구에 집중한다고해서 변화구 연습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모든 변화구는 직구를 기반으로 던진다. 직구가 좋아지니 슬라이더도 살아났다. 직구처럼 던지니까 변화구 컨트롤도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고 있는 고우석은 마무리 투수를 맡는 타이밍도 잘 맞아떨어졌다. LG는 개막 마무리 투수로 정찬헌을 낙점했다. 정찬헌은 13경기(11이닝) 1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64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부상이라는 악재가 정찬헌을 덮쳤다. LG 입장에서는 날벼락이었지만 고우석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고우석은 “(정)찬헌이형이 아파서 내가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됐다. 팀 상황으로 보면 정말 안좋은 상황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타이밍이 좋았다. 시즌 초반에는 투구 감각이 잘 올라오지 않았는데 조금씩 공이 좋아지다가 가장 감이 좋을 때 마무리투수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신감을 되찾았을 때 마무리 보직을 맡겨주셔서 감사했다. 아무리 폼이 좋아도 기회가 없으면 보여줄 수가 없는데 류중일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셨다. 덕분에 지금처럼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며 기회를 준 코칭 스태프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제 3년차 어린 투수이지만 급하게 맡은 마무리 보직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고우석은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 상황을 상상 해왔다. 상상 속에서는 어떤 상황이든 만들 수 있으니까 정말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당연히 마무리를 맡는 상황도 늘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살까지의 미래도 생각한다”고 웃은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진출은 당연히 상상해 본적이 있지만 아직은 막연히 생각하는 정도다. 지금은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자주 상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LG 레전드 투수이자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이상훈과 같은 길을 걷기를 바랐다.
고우석은 “LG에서 우승을 하셨던 이상훈 코치님처럼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는 아직 이상훈 코치님의 커리어와 임팩트를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말하며 “내가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할 때 잠실구장이 과연 어떨지 상상하곤 하는데 정말 궁금하다. 그 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프로가 되기 전부터 수 많은 상황을 상상해왔던 고우석은 올해 정말로 마무리투수를 맡아 상상했던 것만큼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제 고우석의 눈은 보다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정상을 꿈꾸는 고우석의 상상이 마무리 보직처럼 정말 현실이 될지 궁금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