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한일 투타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웃을 수 있던 선수는 선발 역투를 펼친 류현진이 아닌 막판 대타로 등장해 팀의 결승 득점을 만든 오타니였다.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프리웨이 시리즈.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류현진과 오타니의 한일 투타 맞대결이었다.
현재 한국과 일본 양 국 메이저리거들의 아이콘인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좌투수에 약한 오타니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면서 투타 맞대결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특히 오타니가 빠졌지만 에인절스의 간판 스타인 마이크 트라웃과 승부에서 3타수 무안타 완승을 거두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전 등판들보다 안정적이진 않았지만 발군의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3-1로 앞선 7회말 공을 로스 스트리플링에 넘겼다.
하지만 불펜진이 7회말, 류현진은 이겨내지 못한 트라웃을 상대로 동점 투런포를 얻어 맞으며 경기는 원점이 됐다.
결국 오타니는 류현진이 내려가고 류현진의 승리 요건이 무산된 뒤 8회말 선두타자 케반 스미스의 대타로 등장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타니는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며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후 상대 견제 실책을 유도해내며 2루까지 도달했다.
폭투로 오타니는 3루에 도달했다. 1사 만루의 상황에서 윌프레도 토바르의 3루수 땅볼 때 오타니는 홈으로 질주를 했고, 상대의 송구가 높이 뜬 틈을 타서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챌린지까지 가는 접전의 판정이었지만 결국 오타니의 득점이 인정됐다. 4-3으로 에인절스가 역전했고 이후 폭투로 1점을 더 추가해 에인절스는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오타니는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한일 투타 맞대결이 무산된 날. 류현진은 불펜 난조로 헛심만 쓴 채로 마지막에 웃지 못했고, 오타니는 막판 잠깐의 등장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웃을 수 있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