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란전 골가뭄을 해결했다. 하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숙적'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13분 황의조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4분 후인 후반 17분 김영권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과 이란의 통산 A매치 전적은 9승9무13패가 됐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항상 고전했다. 이날도 비기면서 최근 6경기에서 2무4패가 됐다. 경기장을 찾은 6만213명의 관중들은 마지막으로 이란을 이긴 지난 2011년 1월 22일 AFC 아시안컵 8강전 이후 8년 4개월여만에 터진 이란전 득점을 관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결국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이란은 한국과 깊은 악연이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현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가 떠나고 후임으로 전 벨기에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마크 빌모츠가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강했다.
빌모츠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선수로서 한국과 대결한 경험을 지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감독으로 한국과 만나 조별리그에서 홍명보호를 1-0으로 꺾은 바 있다.
벤투 감독은 4-1-3-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투톱을 구축했고 나상호(FC 도쿄), 황인범(벤쿠버),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2선 지원에 나섰다. 중원에는 호주전에 나섰던 주세종(아산) 대신 백승호(지로나)가 섰다. 백승호에겐 A대표팀 데뷔전이다. 포백라인은 홍철(수원), 김민재(베이징), 김영권(감바 오사카), 이용(전북)이 형성했고 골문은 조현우(대구)가 지켰다.

이란은 최정예 멤버를 꾸렸다. 이란은 사다르 아즈문(제니트)과 마지드 호세이니(트라브존스포르)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하지만 알리레자 자한바크슈(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에산 하지사피(트락토르 사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 등 핵심 자원이 모두 출격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불꽃을 튀었다. 한국은 이용의 오버래핑을 중심으로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 황인범 등이 공격을 주도했다. 10여분이 지나서는 이란이 고삐를 죄었다.
한국은 전반 15분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정확하게 김영권의 머리로 향했다. 김영권의 헤더슈팅은 아쉽게 베이란반드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한국은 전반 41분 손흥민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베이란반드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43분에는 나상호의 발리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들어 득점이 터졌다. 한국은 후반 13분 황의조가 페널티박스 밖에서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칩샷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8년 4개월여만에 터진 골이었다.
하지만 골대를 강타하며 위협적으로 나온 이란은 4분 후 곧바로 만회골로 터뜨렸다. 코너킥 혼전 중 수비하던 김영권의 몸에 맞은 공이 우리 골문으로 빨려 들고 말았다. 이후 한국은 최선을 다했지만 이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30분에는 나상호 대신 이승우, 33분에는 백승호 대신 주세종, 37분 황의조 대신 이정협이 투입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