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투수 정우람(34)이 의미 있는 기록 두 가지를 같은 날 세웠다.
정우람은 11일 대전 두산전에서 팀이 4-1로 앞선 9회초 등판했다. 지난 2004년 프로 데뷔 후 개인 통산 800경기째 등판 순간. 만 34세10일의 나이로 종전 조웅천(37세5개월10일)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연소 800경기 출장 선수가 됐다.
이는 류택현(901경기)-조웅천(813경기)-가득염(800경기)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2시즌 연속 40경기 연속 등판 중인 정우람이면 류택현을 넘어 KBO리그 최초 1000경기 등판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800경기 등판날 개인 통산 150세이브까지 달성했다. 4-1로 앞선 9회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1세이브째를 올렸다. 개인 통산 150세이브로 KBO리그 역대 8번째 기록을 세웠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이었지만 정우람은 덤덤했다. 그는 “800경기와 15세이브를 달성했지만,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끝이 아닌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우람은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승리에 기여하고,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울산 롯데전 9회 보크 이후 블론세이브, 9일 대전 LG전 11회 결승 투런포를 맞고 패전투수가 되는 등 아쉬움을 마음데 담아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정우람은 28경기에서 3승2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2.17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주 3연투를 소화하는 등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마운드에 나서고 있다. 한용덕 감독도 “고생한 정우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800경기, 150세이브 동시 달성으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한 정우람. 다시 ‘철벽’ 소방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