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지쳐가면서 무기력해지고 있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결과는 나아지지 않는다. ‘번아웃 증후근’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상태. 롯데 타선의 현실이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이콥 윌슨만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롯데는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6연패까지 빠지는 것은 일단 막아냈지만 득점 침묵은 여전했다.
이로써 롯데는 최근 8경기 연속 3득점 이하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최근 5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2득점 이하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안 풀리는 팀’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안 풀리고 엇박자가 이어질 줄은 모두의 예상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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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롯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타선의 침묵은 더욱 뼈아프다. 6월 한 달 간 롯데 마운드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9경기 평균자책점 3.25, WHIP 1.30은 모두 리그 4위권이다. 특히 고질적인 문제였던 볼넷 숫자가 줄었다. 9이닝 당 2.82개의 볼넷만 허용하며 리그 최소 2위에 올라 있다.
이에 반해 6월 한 달 간 팀 타율은 2할이 안 되는 1할9푼9리에 머물고 있다. 팀 OPS는 0.554. 득점권 타율은 월간 팀 타율과 별 차이 없는 1할9푼이다. 잘 맞은 타구가 잡히고 빗맞은 타구도 빠지지 않는 등 여러모로 운이 따르지 않는 현실이다. 타선이 침묵하는 가운데 팀도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선수단 전체의 활력이 사라지고, ‘이젠 한계인가’라는 분위기가 선수단 전체에 퍼질 수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기력해지고 모두가 손을 놔버리는 최악의 상황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돌파구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돌파구조차 쉽게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누구를 탓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시점이 다소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도 조심스럽게 내볼 수 있다.
일단,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선수의 교체다. 타선에 힘을 보태지 못했던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퇴출됐고 제이콥 윌슨을 영입했다. 다음 주 정도가 되어야 팀에 합류해 실전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윌슨은 아수아헤와는 다른 유형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아수아헤보다 좀 더 펀치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에서 타율 3할1푼3리 15홈런 48타점 OPS 1.023의 생산력을 선보이고 한국 무대로 옮긴다. 마이너리그 통산 8시즌 홈런은 정확히 100개. 올 시즌부터 타격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올 시즌에는 선구안도 나름 개선이 됐다(31볼넷/42삼진). 마이너 통산 삼진/볼넷 비율도 0.53(287/543)으로 그리 나쁘다고 볼 수 없는 수치다.
상하위 타선의 생산력 차이가 큰 롯데 입장에서는 윌슨이 연결고리가 되어줘야 한다. 득점력과 타선 연결이 뚝뚝 끊기는 현 시점에서 장타력과 출루 능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의 생산력은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 3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1루수도 가능한 코너 자원이기에 타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타자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윌슨이 올 때까지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면서 버텨주면 된다. 현 시점에서의 무기력함도 외국인 타자가 오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라면 조금이나마 완화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윌슨이 왔을 때 화력을 집중시킨다면 롯데의 분위기도 한결 밝아질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