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어 터진 김태균 홈런, 그를 되살린 '서산 매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6.12 14: 10

“아, 창피하네”. 
모처럼 터진 홈런에 김태균(37·한화)도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1일 대전 두산전에서 2-1 한 점차로 앞선 8회말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며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3월29일 대전 NC전 이후 74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에 본인도 “두 달 넘게 지나서야 2호 홈런이 나왔다”고 웃으며 조금은 민망해했다. 
KBO리그 통산 홈런 305개로 이 부문 10위에 올라있는 김태균이지만 올해는 유독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3할대 타율을 줄곧 유지했지만 터지지 않는 한 방에 스스로도 흔들렸다. 김태균은 “초반에 홈런이 너무 안 나오다 보니 의식을 하게 되더라.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마음 비우고 내가 잘하는 것이라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jpnews@osen.co.kr

계기는 지난달 초 2군행이었다. 당시 김태균은 3할5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재조정 차원에서 열흘간 2군에 다녀왔다. 그는 “2군에 내려갈 때는 (타격 스타일을) 다른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내 것을 버리고 바꾸려만 했지만 김성래 퓨처스 타격코치님이 2016년 좋을 때 타격 영상 비디오를 보여주셔 생각을 다시 바꿨다”고 돌아봤다. 
지난 2016년 김태균은 144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3할6푼5리 193안타 23홈런 136타점 OPS 1.044로 특급 성적을 냈다. 김성래 타격코치는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 대신 김태균의 장점을 살리는 쪽을 주문했다. 김태균은 “코치님 덕분에 생각을 바꿨다. 영상을 보면서 지금과 뭐가 다른지 보이기 시작했다. 1군에 와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군 복귀 후 김태균은 26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OPS .858로 팀 내 최고 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타구가 조금씩 뜨기 시작했고, 11일 기다렸던 홈런까지 시원하게 터졌다. 김태균은 “김성래 코치님뿐만 아니라 최계훈 퓨처스 감독님도 마음 편하게 해주셨다. 나를 도와주려는 마음에 감사하다”며 서산에서 보낸 열흘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지금 흐름이라면 2016년의 재현을 기대해도 좋다. 김태균은 2016년에도 5월까지 타율 3할2푼5리 2홈런 OPS .952로 페이스가 다소 더뎠다. 당시에도 홈런이 너무 적게 나와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하지만 6월부터 96경기 타율 3할9푼1리 20홈런 OPS 1.126으로 폭발했다. 본인 스타일대로 계속 밀어붙였고, 홈런도 20개를 넘겨 장타력도 충분히 발휘했다. 
2회말 무사 만루에서 한화 3루주자 김태균이 최진행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태그업, 선취 득점을 올리고 최진행과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타선 침체로 난관에 봉착한 한화로선 김태균의 한 방이 무엇보다 반갑다. 공동 6위로 처져있지만 아직 5강을 포기할 때는 아니다. 김태균은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홈경기가 끝난 뒤 연습하는 후배들이 많다”며 “야구란 게 야수가 못하면 투수가 도와주고, 투수가 못하면 야수가 도와주는 것이다. 그게 팀이다. 누가 잘하냐 못하냐를 떠나 서로 도와서 다 같이 뭉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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