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LA 다저스 조 켈리가 연일 실망스러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켈리는 지난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9경기(11⅓이닝)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79으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월드시리즈에서는 내셔널리그 우승팀 LA 다저스 타선을 5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제압했다. 보스턴은 4승 1패로 다저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켈리의 활약을 눈 앞에서 지켜본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이후 켈리와 3년 2500만 달러(약 296억 원) 계약을 맺었다. ‘이길 수 없다면 사버리겠어’라는 말이 떠오르는 영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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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계약은 브라이언 윌슨에 이은 두 번째 불펜투수 영입 흑역사로 전락할 위기다. 켈리는 올 시즌 22경기(21⅓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7.59으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22경기중 무실점으로 마친 경기는 11경기로 딱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켈리는 애초에 그렇게 뛰어난 불펜투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켈리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3.99로 정상급 불펜투수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2012년 빅리그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7년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2시즌(2013, 2017)뿐이고 4시즌(2014, 2015, 2016, 2018)에서는 4점대 이상 평균차잭점을 거뒀다.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던 지난 시즌에도 정규시즌 성적은 73경기(65⅔이닝) 4승 2패 2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9로 그리 좋지 않았다.
물론 다저스가 단순히 켈리의 가을 임팩트만 보고 영입을 한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켈리는 평균 시속 97.4마일(156.8km)의 엄청난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약간의 조정만으로 충분히 앨리트 불펜투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다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켈리는 오히려 다저스 이적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구속 하락이다. 마지막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2017년 켈리의 포심 평균 구속은 99마일(159.3km)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98.1마일(157.9km), 올해는 97.4마일로 구속이 떨어졌다.
97.4마일도 분명 경쟁력 있는 구속이다. 하지만 켈리는 포심 무브먼트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구속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타자들을 제압하기 어렵다.
켈리는 2017년까지 투심(싱커) 비중을 비교적 높게 유지해왔다. 그런데 2018년에는 5.5%, 올해는 1.7%로 급감했다. 투심 비율이 줄어들면서 최근 2년간 포심 비율은 50% 정도로 높아졌다.
포심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포심의 위력은 떨어졌다. 포심 피안타율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2할4푼2리(351타수 85안타)였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2할7푼8리(187타수 52안타)를 기록했다.

제구 역시 문제다. 켈리는 원래 제구가 정교한 투수는 아니긴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들어가는 공과 볼로 빠지는 공의 차이가 너무 명확하다. 켈리는 공을 스트라이크 존 중심에 넣은 비율(Heart)과 완전히 빠지는 볼로 던진 비율(waste)의 합이 40.4%로 메이저리그 다섯 번째로 높았다.
켈리는 분명 정상급 불펜투수로 올라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불 같은 강속구에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잠재력을 가지고도 그동안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켈리가 포스트시즌에서 지난해와 같이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정규시즌의 부진은 한순간에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가 과연 포스트시즌이라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