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산맥이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노란색 셔츠) 경쟁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필리포 자칸티(니포-비니 판티니)가 국내 최고 권위의 국제도로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 2019 3구간서 종합 1위에 등극한 가운데 벤자민 페리(이스라엘 사이클링 아카데미)가 3구간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자칸티는 14일 오전 단양에서 출발해 삼척으로 골인하는 대회 3구간 레이스서 2위로 골인, 페리(9분13초22)와 전날 종합 1위였던 유세프 리기기(9분13초44, 트렝가누)를 따돌리고 옐로 저지(9분12초41)를 입었다. 남은 4~5구간이 비교적 무난한 코스라 자칸티의 종합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레이스 후반부 내내 자칸티와 경쟁했던 페리는 3구간 정상에 오르며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페리는 이날 우승으로 종합 2위로 도약하며 역전 종합 우승 가능성도 남겨두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형민(금산인삼첼로)이 종합 6위에 오르며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박상홍(LX)은 종합 9위에 이름을 올렸다.
3구간 우승 경쟁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페리와 자칸티가 레이스 후반부 펠로톤(메인 그룹)서 선두그룹으로 치고 나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페달을 밟았다. 결승점 약 40km를 남기고 펠로톤과 2분 이상 차이를 유지하며 여유있는 레이스를 벌였다. 펠로톤과 끝까지 격차를 유지한 끝에 페리가 3구간 우승, 2위로 골인한 자칸티가 옐로 저지를 차지했다.
3구간은 이번 대회 가장 긴 거리(180.8km) 코스로 투르 드 코리아 2019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다. 태백산 어평재 고갯길(3등급 산악구간)은 고도 926m의 난코스라 산악왕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제임스 오람(미첼튼 바이크익스체인지)이 킹코스를 점령했다. 최형민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3구간 산악왕(KOM, King of Mountain)을 차지했다. 오람은 전날 빨간 물방울 셔츠(산악왕)를 입은 권순영(KSPO)과 산악왕 포인트(6점) 동률을 이뤘지만 종합 순위서 앞서 레드 폴카 닷 저지를 빼앗았다.
리기기는 블루 저지(스프린트 1위에게 주어지는 파란색 셔츠)를 지켜내며 종합 3위로 떨어진 아쉬움을 달랬다. 화이트 저지(23세 미만 최고 라이더에게 주어지는 하얀색 셔츠)의 주인공도 코빈 스트롱(ST 조지 콘티넨탈)으로 바뀌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재기)과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투르 드 코리아는 국제사이클연맹(UCI) 공식 승인 대회다. 13회째를 맞은 올해는 군산 은파유원지를 시작으로 천안 독립기념관, 단양, 삼척, 고성, 서울까지 전국 거점 6개 지역을 관통, 총 605.2km를 달린다.
이번 대회엔 이탈리아, 미국, 호주, 이스라엘,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11개국으로 구성된 19개 팀(해외 13개 팀, 국내 6개 팀) 110여 명의 선수들(해외 75명, 국내 36명)이 참가했다. 국내에선 금산인삼첼로,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의정부시청, 가평군청, 서울시청, LX(한국국토정보공사) 팀이 명함을 내밀었다.
15일 펼쳐지는 4구간 레이스는 삼척에서 출발해 129.4km를 달려 고성으로 골인하는 코스다. 산악코스인 동해1터널이 있지만 4등급 산악구간이라 큰 변수가 되진 않을 전망이다./dolyng@osen.co.kr

[사진] KSP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