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믿을맨’ 김승회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06.17 05: 48

[OSEN=길준영 인턴기자] 두산 베어스 김승회가 나이를 먹을수록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김승회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투수 최원준이 3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가운데 3회 무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는 실점 없이 위기를 막아내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승회는 “생각하지 못한 타이밍에 등판하게 되서 정신이 없었다. 한 이닝, 한 이닝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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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김승회는 어느새 1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평균자책점 6.24를 기록한 김승회는 2016년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평균자책점 5.92, 2017년 두산에 돌아와서는 평균자책점 4.96, 지난 시즌에는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면서 매 시즌 평균자책점을 줄여가고 있다.
올 시즌에는 37경기(39⅓이닝) 3승 2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29을 기록하며 두산 불펜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김승회는 “나는 똑같이 던진 것 같은데 야수 수비나 코칭 스태프의 기용 방식이 달라진 것 같다. 야수들이 잘 도와주고 코칭 스태프에서 적절한 상황에 기용해 주셔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아직 남아 있어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커브를 많이 던졌던 김승회는 올 시즌에는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김승회는 “나는 포수 사인대로 던지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와 올해 주전 포수인 유강남의 스타일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981년생인 김승회는 이제 한국나이로 39세다. 야구선수로서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김승회가 3이닝을 던진 것은 2016년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113일 만이다.
김승회는 “예전에는 공 던지는 체력은 좋아서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3이닝을 던지니까 힘들더라. 이제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 있으면서도 체력적인 부담은 크게 느끼지 않았다. 
김승회는 “감독님, 투수코치님, 트레이너들이 투구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주고 있다. 아직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이제 체력 부담이 느껴질 시점이지만 어차피 모든 선수가 힘든 시점이다.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김승회는 안타깝게도 두산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하지 못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5년, 2016년에는 각각 롯데, SK 소속으로 뛰었다. 
김승회는 “우승 욕심은 크게 없다. 물론 우승하면 좋겠지만 두산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하다. 욕심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처럼 점점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승회가 올해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될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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