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의 조선 왕실 유물이 조국으로 돌아왔다. 미국 뉴욕 경매에서 발견된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이 라이엇 게임즈가 후원한 기금으로 국내 환수됐다.
19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개발 및 유통사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 종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및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우리 문화재, 고국의 품에 안기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19세기 조선 왕실 및 관청용 도자기 제조장인 분원 관요에서 제작한 사각호다. 바닥면엔 정조의 딸이자 순조의 누이인 숙선옹주의 궁가로 추정되는 ‘이동궁’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주로 기록으로만 볼 수 있었던 ‘이동궁’이 실물 자료로 확인되는 드문 예로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중화궁인’은 손잡이가 상서로운 짐승인 ‘서수’ 모양으로 조각돼 있고, 도장의 글씨는 진서와 해서가 혼용된 독특한 형태다. ‘중화궁인’ 또한 역사적인 가치가 매우 큰 유물로 평가되며, 앞으로 연구를 통해 가치가 상세히 드러날 예정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조선 왕실 유물 중 희귀한 가치가 있는 유물들이다”며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연구될 예정인 이번 문화재의 가치가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문화재 2점은 국내 환수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은 각각 지난 2월, 3월에 경매 정보가 입수됐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환수 과정이 어려웠지만 라이엇 게임즈가 큰 역할을 하면서 국외에 나가있는 문화재를 모시게 됐다. 매우 뜻 깊은 날이다”며 “문화재는 우리의 얼굴이다. 라이엇 게임즈를 비롯한 문화재 지킴이들과 함께 많은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해 문화 유산의 미래를 밝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014년 ‘석가삼존도’,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중책’, 2019년 4월 ‘척암선생문집 책판’ 환수에 이어 4, 5번째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이는 라이엇 게임즈가 매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함으로써, 수 억 원 규모의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조성하고 시의적절하게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재단 설립 이후 환수된 국외문화재는 총 23건, 373점이며, 라이엇 게임즈는 그 중 5건을 지원했다.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한국대표는 “환수 사업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후원사 입장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했다. 높은 가치와 희소성을 지닌 조선 왕실 유물을 두 점이나 환수에 성공해 뿌듯하다”며 “LOL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라이엇 게임즈의 문화재 환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유저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마음을 지닐 수 있게 앞으로도 문화재 환수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