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출발은 면했다. 끊임없는 로스터 실험으로 연패를 끊기 위해 노력했던 100씨브즈가 3주차 2번째 경기에서 에코폭스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그러나 ‘썸데이’ 김찬호의 빈 자리가 컸던 만큼 100씨브즈는 향후 로스터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7일 100씨브즈는 ‘2019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서머 스플릿 3주차 2번째 경기에서 에코 폭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간 게임 내내 주도권을 한 번도 가져오지 못했던 100씨브즈는 6000골드까지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내셔 남작 버프와 함께 짜릿한 역전을 일궈냈다.
‘뱅’ 배준식의 루시안이 팀내 1위, 10명 중 2위 딜량을 뽐내며 팀을 이끌었고, ‘솔리고’ 맥스 송 대신 출전한 ‘류’ 류상욱은 25분 경 내셔 남작을 처치한 적에게 니코의 ‘만개’를 제대로 적중시키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4연패 기간 동안 팬들에게 팀의 패배 원흉으로 지목됐던 ‘아프로무’ 재커리 블랙은 쓰레쉬로 합류, 시야장악, 갱킹호응 등 여러 능력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방 역전’으로 저력을 드러냈으나, 한 가지 ‘옥의 티’가 100씨브즈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김찬호 대신 선발로 출전한 ‘페이크갓’ 애런 리는 결정적인 솔로 킬을 두번이나 내주며 팀의 상승세를 매번 끊었다. 특히 15분 경 쓰러졌을 땐 에코폭스가 단단하게 밀고 들어오면서 100씨브즈는 주도권을 크게 내줬다.
불안한 애런 리 대신 김찬호가 출전해야 하지만 LCS의 ‘북미 쿼터’ 제도가 이를 막고 있다. LCS는 한번에 세 명의 북미 비(非)영주권자만 주전으로 출전시킬 수 있다. ‘피글렛’ 채광진과 ‘임팩트’ 정언영처럼 예외조항이 적용되려면 특별한 기준에 도달해야 한다. 2019 LCS 공식 룰북에 따르면, 2015년 5월 11일부터 2016년 8월 1일 사이에 ‘북미 LCS’ 및 ‘NA 챌린저스’ 로스터에 등록됐던 선수 중, 8번의 스플릿에서 50% 이상의 경기에 참여한 선수는 ‘북미 쿼터’ 제한 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배준식과 ‘어메이징’ 모리스 슈테겐슈나이더는 각각 2019 스프링, 서머 시즌 전 100씨브즈에 이적했고, 류상욱은 2018 스프링 시즌부터 합류했다. 2017 스프링 시즌에 100씨브즈의 문을 노크한 김찬호는 간발의 차로 예외조항에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김찬호가 출전하려면 정글, 미드, 원딜 한 곳에 북미 국적의 선수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어느 포지션도 교체가 녹록하지 않다. 정글러 ‘안다’ 앤디 황은 2019 LCS 스프링 시즌 최하위 주역이었으며, ‘프리스멀’ 제이콥 페인스타인은 배준식과 실력 차이가 극심하다.
100씨브즈는 4주차 첫 경기에서 리그 공동 1위 클라우드 나인을 상대해야 한다. 3주차에서 ‘닷 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이 “로스터 실험 중이다”고 평가한 100씨브즈의 파격 행보는 ‘해피 엔딩’으로 이어졌으나, 4주차까지 기세를 이어가야 과거 ‘호랑이’의 명성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