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향해 창 끝을 겨눠야 하는 ‘적’이었지만,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옛 영웅'을 향한 마음은 여전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 1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5번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를 했다. "앨버트 푸홀스"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이었다.
푸홀스는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011년까지 매년 30~4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간판 타자 역할을 했다. 2001년에는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2005년과 2008년, 2009년에는 MVP에 등극했다. 또한 2001년과 2003~2010년에는 꾸준히 올스타로 선정되며 ‘전국구 스타’ 역할을 해왔다. 또한 2006년과 2011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6/22/201906221812775344_5d0df28cc6734.jpg)
비록 10년 2억 4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LA 에인절스로 떠났지만,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푸홀스에 대한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1년 팀을 떠난 이후 부시 스타디움에 첫 방문한 푸홀스의 모습에 관중들은열정적으로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푸홀스도 헬멧을 벗고 답례를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푸홀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고, 약 80초 동안 팬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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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작은 배려도 있었다. 푸홀스와 함께 뛰었던 포수 몰리나는 푸홀스가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게 홈플레이트 뒤가 아닌 그라운드 한쪽에 서서 이를 지켜봤다. 관중의 환호성이 끝날 무렵 마침내 타석으로 다가가 푸홀스와 포옹을 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푸홀스는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4회 볼넷, 7회 내야 안타를 기록한 뒤 이후 윌프로레도 토바르와 대주자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관중들은 푸홀스 타석마다 기립 박수로 맞았다.
푸홀스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은 사람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라며 세인트루이스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