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9위로 처진 한화는 24일 1~2군 투수코치 파트를 모두 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코치진 보직 변경은 일시적인 분위기 쇄신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 그래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했다.
여기에 또 하나 고민, 이용규(34) 문제가 남아있다. 이용규는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 중순 구단에 트레이드를 전격 요청했다. 2+1년 총액 26억원 FA 재계약 첫 해, 갑작스런 돌출 행동에 구단은 참가활동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그 후 어느덧 3개월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무기한 활동정지로 한화 구단은 여전히 징계를 풀지 않고 있다. 현장과도 여러 차례 논의를 가졌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9위로 내려앉은 팀 성적 부진 때문에 더 머리 아프다. 전력으로 본다면 이용규가 필요하지만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구단의 강경 조치를 스스로 뒤엎는 모양새는 좋은 그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한화가 이용규 문제를 어떻게든 매듭짓고 싶어 하나 지금 시점은 아니라 보고 있다. 팀 성적이 괜찮으면 좋은 모양새를 갖춰 복귀시킬 수 있지만, 9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현장과 프런트 모두 이용규 복귀에 부담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화는 이용규가 전력에서 빠지며 큰 타격을 입었다. 당초 좌익수 이용규, 중견수 정근우, 우익수 제라드 호잉으로 외야를 구상했지만 모든 것이 꼬였다. 외야 수비가 무너졌고, 타선도 팀 타율과 OPS 모두 꼴찌로 땅을 파고 들어갔다.

외야 수비 곳곳을 옮겨 다닌 호잉, 이성열도 지난해보다 성적이 눈에 띄게 하락한 상태. 장진혁, 유장혁 등 젊은 외야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당장 팀 전력 자체를 바꿔 놓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한화가 반등해야 이용규의 복귀도 빨라질 수 있다. 구단도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지만, 지금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본격 리빌딩 체제로 들어간다면 명분상으로도 이용규의 복귀는 더 멀어진다.
30대 중반이 된 이용규의 나이를 생각하면 1년 실전 공백은 치명적이다. 한 야구인은 “이제 한화가 포용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본인도 반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선수를 죽일 필요까지 있나”며 지금 처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트레이드 요청 시기, 방법이 모두 잘못된 것은 맞지만 이 정도로 손발이 묶여야 하는 상황인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팀 내부 기강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리그에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로서도 적잖은 돈을 투자한 FA 선수를 쓰지도 못하고 방치하는 게 달갑지 않다. 경기를 뛰지 않은 지금 상태에선 트레이드 추진도 어렵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한화로선 어떻게든 털고 가야 할 문제, 이용규는 현재 대전고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