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에서 1년차 마무리 투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어느 팀이든 마무리 투수는 키워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 등판 할 뿐만 아니라 ‘내 뒤에는 아무도 없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속 150km 던지는 파이어볼러들도 중간계투로 활약하다가 마무리로 이동하면 종종 무너지곤 한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마무리 보직을 처음 맡는 투수들이 유난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세이브 순위를 살펴보면 1위 원종현(NC 다이노스, 19세이브), 2위 하재훈(SK 와이번스, 18세이브), 5위 고우석(LG 트윈스, 13세이브), 7위 문경찬(KIA 타이거즈, 9세이브), 10위 이형범(두산 베어스, 7세이브), 12위 오주원(키움 히어로즈, 6세이브)이 올해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투수들이다.
세이브 1위 원종현은 신인급 투수는 아니다. 2014년 1군에 데뷔해 4시즌을 필승조로 활약했다. 하지만 마무리 보직을 맡은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19세이브 6블론세이브로 세이브 성공률(76.0%)은 높지 않지만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과 3연속 세이브를 달성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재훈은 미국 진출후 한국에 복귀한 해외파 신인이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16순위)에 지명된 1년차 신인이지만 시즌 초반 흔들린 김태훈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를 맡아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성장해가고 있다. 3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5, 세이브 성공률 94.7%(18세이브/1블론)를 기록중이다.
고우석, 문경찬, 이형범, 오주원 역시 기존 마무리 투수들이 부상 혹은 부진을 겪어 마무리를 맡았다. 고우석과 문경찬은 각각 정찬헌과 김윤동의 부상으로 마무리 투수로 뛰게 됐다. 이형범과 오주원은 함덕주와 조상우의 부진 때문에 마무리를 맡았다.
모두 갑작스럽게 힘든 보직을 부여받았지만 충실히 역할을 하고 있다. 고우석(ERA 1.88), 문경찬(0.96), 이형범(1.82), 오주원(1.57) 모두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타자를 확실히 압도하고 있다.
10개 구단의 베테랑 마무리 투수 중 현재까지 마무리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한화 이글스 정우람 뿐이다. 그렇지만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하면 마무리 투수로 골머리를 앓는 팀은 없다. 1년차 마무리 투수들의 활약 덕분이다.
마무리 투수는 부담이 큰 보직이다. SK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의 활약에도 “하재훈은 아직 세이브 투수가 아니다. 세이브 투수가 되어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라며 마무리 투수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투수들의 활약이 시즌 마지막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