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임기영이 90일 만에 1군에 돌아왔다.
2017년은 KIA에게도 임기영에게도 의미있는 해였다. KIA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임기영은 첫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면서 우승에 기여했다. 23경기(118⅓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임기영은 앞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임기영은 지난해 29경기(105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6.26으로 부진을 겪으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에는 3월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했지만 4이닝 8피안타(3피홈런) 4탈삼진 3볼넷 8실점으로 부진했고 이후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1군 복귀를 준비했지만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10경기(44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5.11로 2군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기영은 “생각보다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계속 경기에 나서서 공을 던졌지만 벨런스가 워낙 안좋았다. 그래서 더 2군에 있게되면 어쩌나 생각이 많았다. 빨리 성적을 내서 1군에 올라가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그렇다보니 안타를 한두 개만 맞아도 마음이 조급해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벨런스였다. 임기영은 “일단 투구 벨런스가 안잡히니까 구속도 잘 나오지 않고 컨트롤로 엉망이었다. 그래서 벨런스를 다시 잡는데 집중했다.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코치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영상도 많이 봤다. 내가 너무 급하게 투구하고 템포가 일정해서 타자들에게도 어떻게 던져야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렇게 벨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하자 성과가 나왔다. 최근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11이닝 6피안타 1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임기영은 “결과가 좋으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바로바로 투구를 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제일 자신 있는 것이 체인지업인데 1군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2군에서 자극도 많이 받았다. 2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더라. 경기가 내 뜻대로 안되서 멘탈이 많이 흔들렸는데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2군에서의 시간을 회상했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임기영에게 선발과 불펜 중 어느 보직을 맡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일단 1군 투구 내용을 보고 결정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기영은 “이제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다. 패전조라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올라가고 싶다. 이미 시즌 전 구상하고 너무 많이 틀어져서 많이 내려 놓았다. 2년 전 좋았던 기억을 잊으면 안되겠지만 되찾으려고 해도 잘 되지 않더라.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1군 복귀 소감을 전했다.
2017년,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가 되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어느새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이제 임기영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임기영은 다시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