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5월 류현진(32·LA 다저스)이 어깨 관절 와순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을 때 대부분 사람들이 ‘끝’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하고 난 뒤 재기한 확률이 7%에 불과하다는 데이터가 있었다.
이듬해까지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한 류현진이지만 지난해부터 반등했다. 올해는 야구 인생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1점대(1.27) 평균자책점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 어깨 수술 후 성공적인 복귀 사례로 자리 잡았다.
4년 전 류현진과 같은 시기에 같은 수술을 받은 투수가 있었다. 현재 텍사스 레인저스에 몸담고 있는 마이크 마이너(32). 1987년생 류현진과 동갑내기로 같은 좌완 투수인 그도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 201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마이너는 2012년 11승, 2013년 13승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5년 5월 류현진과 같은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고 2016년까지 빅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사이 애틀랜타에서 방출을 당했고, 2017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구원투수로 빅리그에 돌아왔다.
그해 6승6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2.55로 활약한 마이너는 시즌 후 3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텍사스에서 풀타임 선발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12승8패 평균자책점 4.18로 재기에 성공한 마이너는 올해 데뷔 첫 완봉승 포함 8승4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2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도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했다.
텍사스의 반등을 이끌며 일약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10승3패 2.67),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 1승2패 2.87), 제이크 오도리찌(미네소타 10승3패 2.73) 등과 함께 사이영상 레이스를 달구기 시작했다.
어깨 수술 후 구속이 감소한 류현진과 달리 마이너는 더 빨라졌다. 수술 전까지 90~91마일 수준이었지만 올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2.8마일, 149.4km로 상승했다. 대신 패스트볼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며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이너는 지난 2월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받았을 때 “작년보다 체력적으로 단단해졌다. 올해는 완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두 번이나 완투를 했다. 지난 4월 첫 완봉승 후에는 “어깨가 아프기 전이었던 2013년 정말 좋은 해를 보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고 자신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자신감을 증명하고 있다.
류현진처럼 어깨 수술 후 시련을 딛고 사이영상 후보로 인생역전을 한 마이너. 지금 활약을 이어간다면 류현진과 같이 어깨 수술 후 동반 사이영상 수상도 기대할 만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