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대로를 달려가던 투수들이 모두 손쉬운 먹잇감이 됐다. LA 다저스의 신흥 원투펀치, 워커 뷸러와 류현진이 모두 쿠어스필드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과연 ‘원조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다저스는 지난 28일과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경기에서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모두 난타전이었고, 6월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인 두 명의 선발 투수가 난타전의 희생양이 됐다. 뷸러는 28일 시리즈 첫 경기, 5⅔이닝 7실점으로 강판 당했다. 패전은 모면했지만 6월 이달의 투수상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뷸러는 이 경기로 레이스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월간 평균자책점은 0.87에서 2.45로 급상승했다.
그리고 이튿날 류현진은 피홈런 3방을 얻어맞는 등 4이닝 7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 내용을 기록했다. 시즌 최다 실점, 최다 피홈런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역시 6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2.70까지 폭등했다.

고산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의 적은 공기 저항을 다스리지 못하면서 리그 최정상급 투수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쿠어스필드가 올스타 선발 후보인 류현진마저 집어삼켰다”고 묘사했고, ‘CBS스포츠’는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에게 자비로운 구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투수들이 공을 던지기 힘든 구장이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에게 호락호락한 구장이 아니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경기들이었다. 다저스는 ‘모두가 에이스급’이라고 자랑하는 선발진을 갖고 있는데, 그 중 에이스 2명이 난타 당했다. 신흥 에이스라고 불리는 이들이었다. 이제 ‘원조 에이스’인 커쇼의 차례다.
커쇼는 통산 쿠어스필드에서 14경기 10승4패 평균자책점 4.57의 기록을 남겼다. 딱히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악명 치고는 쿠어스필드에서 커쇼는 선방을 했다. 다만, 18개의 피홈런으로 경기 당 1.29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올 시즌 쿠어스필드 첫 등판이다.
선발 투수들에게 하루의 휴식일을 더 부여했지만, 커쇼는 5일 휴식보다 4일 휴식이 더 익숙했다. 커쇼 스스로도 5일 휴식 로테이션에 루틴을 적용하는데 애를 먹었다. 마에다 겐타와 로테이션 조정을 통해 이날 마운드에 오르는 셈이다.
로버츠 감독은 “시리즈 1승1패에서 커쇼가 등판한다. 불펜들도 괜찮고, 또 2경기만 치르면 휴식일이다. 위닝시리즈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커쇼를 내세워 쿠어스필드 시리즈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과연 커쇼는 쿠어스필드의 악령을 피하면서 다저스의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일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