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효과를 등에 업은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상철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인천은 30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강원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 홈 경기서 전반 7분 무고사의 선제골에도 후반 정조국에게 내리 2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인천은 이날 이강인 효과를 기대했다. 인천 유스 출신인 이강인이 10년여 만에 금의환향하는 날이었다. 이강인은 만 6세였던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인천 U-12 팀에 몸담은 뒤 스페인 명가 발렌시아에 입단했다. 이달 폴란드서 끝난 U-20 월드컵서 한국의 사상 첫 준우승 신화를 이끌며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강인의 높아진 인기는 팬 사인회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E석 블루카페서 선착순으로 팬 대상 사인회가 열렸는데 일찌감치 찾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1시 기준 600~700여 명의 팬들이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이었다. 이강인의 사인을 받기 위해 전날 밤부터 돗자리를 깔고 진을 친 팬들도 있었다.
인천은 당초 오후 4시 30분부터 번호표를 배부할 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많은 팬들의 관심에 500장의 번호표가 일찌감치 동났다. 인천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팬들이 몰려 6시 시작 예정이었던 사인회를 30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사인회 도중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인천이) 오늘 경기를 꼭 이겼으면 좋겠다"며 친정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하프타임 땐 친필 사인볼을 전달하며 "좋은 경기를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응원을 많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스페인이든 어디를 가든 인천을 열심히 응원하겠다. 여러분도 응원을 부탁드린다. 인천 화이팅!"이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날아라 슛돌이' 프로그램서 이강인의 스승이었던 유상철 인천 감독도 "(이)강인 효과가 있어 관중석이 거의 꽉 찰 것 같다"며 "홈 경기라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주면 선수들에게도 좋다. 강인이가 왔으니 분위기도 강원보다는 우리 쪽 일 것"이라며 이강인 효과를 기대했다.

바람대로 이강인 효과를 등에 업은 인천은 일찌감치 강원의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7분 만에 지언학의 패스를 받은 무고사가 박스 안에서 자로 잰 듯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강원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인천은 후반 들어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초반부터 내려서며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게 독이 됐다. 인천은 후반 9분 정조국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준 뒤 20분 정조국에게 역전 결승골까지 허용하며 통한의 역전패를 시인해야 했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달 중순 부임 후 치른 7경기서 1승 2무 4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와 승점은 11로 같지만 다득점서 크게 뒤져 꼴찌를 전전하고 있다.
인천 서포터즈는 경기 말미 '정신 차려 인천!'을 외치며 채찍질을 가했지만 끝내 반전 드라마를 완성하지는 못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