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은퇴식 시구한 초등생, 153km 파이어볼러 성장…한화 1차 지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7.01 17: 02

  지난 2013년 9월14일 대전구장. 한화 주전 포수로 활약한 신경현이 16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식을 가졌다. 삼성과 홈경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포수 미트를 꼈다. 마운드에 선 아들의 시구를 받고 팬들에게 인사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신경현의 아들 신지후(18)는 큰 체구와 힘찬 시구로 팬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버지 신경현은 “나도 깜짝 놀랐다. (당시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인 줄 알았다”며 웃었다. 그 아들이 6년의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뛰었던 팀에 입단했다. 그것도 1차 지명이다. 
한화는 1일 2020년 KBO 신인 1차지 명에서 북일고 우완 투수 신지후를 선택했다. 대전고 좌완 투수 홍민기와 함께 치열한 경쟁 끝에 1차 지명자로 최종 낙점됐다. 한화는 지난 2015년 김범수, 2016년 김주현, 2017년 김병현, 2018년 성시헌, 2019년 변우혁에 이어 6년 연속 북일고 출신 선수들을 1차 지명했다. 

[사진] 신지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구단은 '신지후의 우수한 신체조건과 높은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1차 지명자로 선정했다. 신장 198㎝, 체중 101㎏에서 나오는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 평균 구속을 갖춘 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라며 '지난 3월7일 열린 명문고야구열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 149㎞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1일 공주고와 경기에선 153㎞를 기록하는 등 높은 타점의 빠른 직구를 선보인 바 있다'고 전했다. 
이 정도 하드웨어, 구속, 구위는 충청권에서 쉽게 나오기 어려운 재능으로 꼽힌다. 올해 11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23⅔이닝 동안 삼진 32개를 뽑아냈다. 볼넷은 12개 허용. 체구가 워낙 크다 보니 유연성이 다소 떨어지고, 투구폼도 일정하지 않아 제구력이 흔들린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지난 동계훈련 과정에서 2학년 시절 본인의 약점으로 꼽히던 투구 밸런스를 보완하며 제구력 향상 및 구속 상승을 이끌어 낸 성실함을 감안,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신지후 선수가 꾸준한 발전을 통해 미래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중심 투수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지후의 아버지 신경현 전 한화 배터리코치는 지난 1998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뒤 2013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한화가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일 때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리드를 전적으로 믿고 따른 듬직한 포수였다.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아들 신지후는 어릴 적부터 한화를 보고 자라며 꿈을 키웠다. 신지후는 "아버지를 보며 어려서부터 동경해 왔던 팀에 좋은 평가를 받아 입단하게 돼 정말 기쁘다. 지명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하루빨리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배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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