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논란 대하는 연맹의 내로 남불...선수는 엄벌 - 심판은 쉿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7.03 06: 00

분명 축구 열기는 살아났지먼 연이은 판정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기자실서 주간브리핑을 열고 논란이 됐던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과 울산의 2019 K리그1 18라운드에서 나온 오심을 인정했다.
당시 울산의 크로스 상황서 서울의 중앙 수비수 김원식의 왼팔에 맞아 핸드볼 파울 논란이 불거졌지만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반에 생겼던 울산의 핸드볼 상황은 VAR 판독도 실시하지 않았다.  

[사진] 연맹 제공.

경기 후 판정에 대한 비난이 속출했다. 지난 1일 긴급 심판 평가회의를 연 연맹은 논의 끝에 결국 오심을 인정해야만 했다.
이날 연맹 관계자는 "몸에 맞고 굴절되는 경우는 핸드볼 파울로 간주되지 않을 때도 있다"면서 "주심과 비디오 판독관의 판결이 엇갈렸다. 그래서 VAR 화면을 봤지만 그대로 판정을 유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정 논란의 이유에 대해서는 "주심은 핸드볼이 아니라 봤다. VAR 측에서 확인을 요구했으나, 비디오 화면을 보고도 주심이 원심을 유지했다. 평가회의에서 의견이 엇갈렸으나 핸드볼이 맞다고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오심을 인정한 연맹은 해당 경기의 주심에게 징계를 내렸지만, 수위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을을 기점으로 K리그에도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여전한 오심과 책임회피성 징계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울산전 주심은 지난 17라운드 전북-수원전서도 판정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 나온 김신욱(전북)의 후반 추가시간 득점에 대해 2차례나 VAR 판독을 실시했지만 원심을 유지했다.
이후 연맹은 지난 주 브리핑서 VAR 판독을 2차례나 실시한 이유에 대해 "헤드셋 문제로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판독관은 '보자'였는데 주심은 '가자'라고 들었다는 것.
17라운드와 18라운드 같은 주심이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판정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핸드볼 자체가 자의적 판단이 강하나, 연이어 논란이 터진다는 것은 심판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주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K리그 매경기 심판을 배정하고 관리하는 연맹이 무거운 책임감과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느껴야 하지만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연맹은 규정을 통해 그라운드 내 질서를 위해 판정에 항의하는 등 심판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제재금을 부과하고 있다.
실제로 18라운드 전북-포항의 경기 후반 추가 시간에도 심판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징계가 나왔다. 전북의 김상식 코치가 대기심에게 짧은 추가 시간에 대해 문의하며 항의하자 주심은 즉시 퇴장을 줬다.
이처럼 여러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판정에 대해 항의하면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아왔다. 올 시즌만 해도 수많은 감독과 선수들이 판정 항의로 연맹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전남 소속의 곽광선이나 박준혁 등 선수들은 지난 5월 27일 부산과 경기 이후 SNS에서 경기 판정이나 심판을 모욕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고 제재금을 내기도 했다.
연맹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엄벌을 통한 입에 재갈을 물리며 심판과 판정 권위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물론 판정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엄벌을 내리는 연맹이 정작 자신들과 심판의 잘못에 대해서는 비공개 처벌에 그치고 있다. 자연히 공정성과 형평성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이번 시즌도 K리그 내 판정 논란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연맹은 여전히 항의하는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는 엄벌로 재갈을 물리고, 자신들의 잘못은 쉿쉿하며 넘어가고 있다.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게는 관대하다. 이러한 '내로남불'이 계속 되는 이상 연맹과 심판의 권위가 존중받는 일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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