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는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 필드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 같은 구장이지만 반대로 투수들에게는 지옥과 같다. 올해 콜로라도의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메이저리그 28위에 불과하다.
말도 안 되는 타자친화구장인 쿠어스필드 때문에 콜로라도 투수들은 억울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 콜로라도의 홈경기 평균자책점은 6.43으로 메이저리그 최하위인 반면 원정경기 평균자책점은 3.9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올라있다.
그런데 이런 콜로라도 투수진보다 더 성적이 안 좋은 팀이 있다. 바로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볼티모어의 평균자책점은 5.82로 메이저리그 최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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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오리올파크 앳 캠든 야즈는 쿠어스 필드만큼은 아니지만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친화구장이다. 하지만 볼티모어 투수진의 부진을 구장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홈구장만 탈출하면 제 기량을 발휘하는 콜로라도 투수들과 달리 볼티모어는 홈 평균자책점(6.10, 29위)과 원정 평균자책점(5.49, 30위)가 모두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이기 때문이다.
최근 강도 높은 리빌딩을 진행중인 볼티모어는 지난 시즌 47승 115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메이저리그 승률 최하위를 기록했다.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던 올 시즌 역시 24승 60패로 독보적인 최하위다.
특히 마운드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투수 29명(메이저리그 평균 22.9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중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4명뿐이다. 그리고 이 4명 중 10이닝 이상 기록한 투수는 존 민스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오프너로 나선 불펜투수들이 있긴 하지만 선발투수로 등판한 투수만 13명에 달하고 이중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앤드류 캐시너(89⅓이닝)와 딜런 번디(84⅓이닝) 2명이다. 캐시너의 평균자책점은 4.03, 번디는 4.91이다.
마운드가 완전히 망가진 볼티모어는 역대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위기에 처해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볼티모어는 양대리그 체제가 성립된 1901년부터 올 시즌까지 뛴 팀 중에서 역대 9번째로 높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다. 2000년대로 한정하면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올 시즌 볼티모어 이전에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2000년대 팀은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5.71)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리빌딩에 돌입한 팀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고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모아 유망주를 수집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역사에 남을정도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는 것은 여전히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2000년대 이후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위기에 처해 있는 볼티모어가 이러한 불명예를 잊게 만들기 위해서는 리빌딩을 통해 정말 전력이 탄탄한 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