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란 이름값에 어울리진 않는 경기력으로 여성 팬을 울렸지만, 결국은 살아 남았다.
수원은 3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경주 한수원과 FA컵 8강전에서 정규 시간과 연장 120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어지는 승부차기에서 노동건의 선방쇼를 앞세워 3-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FA컵 연속 4강 진출을 4년(2016-2019)로 늘렸다. 리그에서 부진하지만 FA컵 우승 희망을 이어가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꿈꾸게 됐다.
![[사진] KFA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7/03/201907032142778830_5d1caceb3c304.jpg)
수원은 이날 극단적인 기복을 보여줬다. 경기력이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 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전반 12분 타가트가 선제골을 터트리기까진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하며 흔들렸다. 전반 25분 김종우가 노마크 찬스에서 허공을 향해 슈팅을 날린 것이 결정타였다. 넣어야 할 때 마무리하지 못하니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수원은 전반 막판 한수원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집중력 부재가 만든 실점이었다. 구자룡이 순간적으로 김창대의 마크를 놓치고 고명석이 침투하던 임성택을 놓치며 너무 허무하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은 오히려 한수원이 더욱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다급해진 수원은 구대영-유주안-송진규를 투입했지만 무기력했다. 연장전에 돌입하자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로 지친 홍철 대신 박대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연장 전반 12분 한수원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김민규가 중앙부터 단독 드리블 돌파로 치고 온 이후 침착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위기에 몰리자 수원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났다. 연장 후반 6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염기훈이 떨궈준 공을 고명석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차기에서는 더욱 수원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 중심에는 '수호신' 노동건이 있었다. 그는 3번의 선방을 보여주며 자신이 왜 수원의 주전 골키퍼임을 제대로 보여줬다. 염기훈-타가트-송진규도 자신감있게 킥을 성공시켰다.
이번 시즌 리그 9위에 그치고 있는 수원이지만 이날도 팬들은 선수들을 위해 경기장을 찾아 힘을 보태려 했다. 경기 내내 수원 팬들은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날 TV 화면에 한 수원 여성팬의 눈물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연장 한수원이 역전골을 터트리자 하염없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 여성팬은 수원의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기쁨의 눈물을 보여줬다.
빈말로도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수원 선수들은 끝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값진 4강행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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