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억울한 패배?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 왜 논란인가[오!쎈 현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7.07 05: 27

KBO리그가 올해부터 도입한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6일 대전 KT-한화전. KT가 8-6으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한화 김태균이 유격수 땅볼을 쳤다. KT 내야는 6-4-3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2루에 이어 1루에서도 아웃 판정이 났고, KT 선수들은 극적인 승리에 펄쩍 뛰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덕아웃의 선수들도 그라운드로 나와 도열하며 팬들에 인사를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심판들이 1루 근처로 모였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어필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을 때 이미 4심이 모였고, 심판 재량 비디오 판독을 진행했다.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돌아서던 KT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불렀다. 이강철 KT 감독에게도 강광회 주심이 설명을 했다. 

경기 종료 후 kt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한화는 이미 1회와 2회 두 차례 비디오 판독을 모두 쓴 상태. 하지만 올해부터 구단의 신청과 별도로 경기당 1차례 심판의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도록 규정이 추가됐다. 심판이 놓칠 수 있는 애매한 상황을 정확하게 바로 잡아내기 위한 취지다. 
비디오 판독 결과 김태균의 발이 공보다 조금 더 빨리 1루에 도달한 것으로 나왔다. 판정 번복으로 3루 주자 득점이 인정되면서 경기는 8-8 동점. 승리를 확신했던 KT 선수들은 허탈해했다. 황재균, 박경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 
흐름은 한화로 넘어갔다. 결국 연장 10회말 한화가 장진혁의 끝내기 안타로 9-8 역전승을 거뒀고, KT는 손에 넣었던 10연승을 놓쳤다. KT로선 9회말 비디오 판독이 두고 두고 아쉬웠다. 억울한 패배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없이 ’오심’으로 경기가 끝났다면 더욱 논란이 될 수 있었다. 심판 재량 제도가 없었다면 반대로 한화가 억울한 패배를 당했을 것이다. 오심을 잡아내기 위한 제도의 기능이 발휘됐다. 오심을 의심하고 과감하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심판진의 용기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9회말 승부처,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심판들의 빠르고 명확한 상황 정리가 아쉬웠다. 최초 1루에서 아웃 판정이 났을 때 보다 빠르게, 큰 제스처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비디오 판독을 알렸다면 KT 선수들의 허탈감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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