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원한 승리. 하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면 더 달려야 한다.
수원 삼성은 지난 7일 오후 7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타가트-최성근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5승 8무 6패를 기록하며 승점 23점으로 리그 7위에 오르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반면 제주는 6경기 무승(1무 5패)에 그치며 승점 11점(2승 5무 12패)로 강등권에 머물렀다.

6월 내내 승리가 없던 수원은 5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경기 내용도 깔끔했다. 전반 빠른 시간에 타가트의 선제골과 상대의 추격에 나선 전반 42분 최성근이 추가골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경기력도 이전에 비해 올라온 모습이었다. 중앙 공격수로 기용되고 있는 한의권이 경기 내내 좋은 활약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신예' 송진규가 염기훈-사리치의 공백을 잘 채워줬다.
염기훈을 대신해 주장으로 나선 최성근이 쐐기골을 포함해 맹활약하고, 타가트 역시 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3위(8골)로 올라섰다. 흠잡을데 없는 경기였다.
경기장을 찾은 수원 팬들도 오랜만에 편히 경기를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수원의 공세가 이어지자 응원석에서는 다양한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를 즐겼다.
신나게 응원하던 수원 서포터즈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여러 걸개를 통해 구단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주중 FA컵 경주 한수원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항의 걸개가 걸린 것이었다.
팀이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수원 서포터즈들은 걸개를 통해 구단의 운영 방침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췄다.
사실 강등권인 제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고 해서 이번 시즌 수원의 부진이 가려질 순 없었다. 아직 리그 상위권과의 차이는 크다. 우승 후보 3강과 차이는 이미 쉽게 좁힐 수 없을만큼 벌어졌다.
결국 이러한 수원의 현실이 팬들의 항의 걸개로 이어진 것이다. 잠시 걸개를 들어 구단에 대해 경고한 수원 서포터즈들은 다시 경기에 집중하며 팀의 승리를 만끽했다.
수원도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앞으로 남아있는 리그와 FA컵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준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부임 이후 아직 시원한 연승 가도를 달려본 적 없는 이임생 감독은 제주전 후 기자 회견에서 "팀 기복은 감독 책임이 크다. 나도 누구보다 연승을 원한다. 다음 경기도 결승전처럼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부진한 명가 수원이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너무나도 멀다. 말 그대로 모든 경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수원이 수원다운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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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