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쉬고 있었던 게 마음에 걸렸다. 1군에 복귀하면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되살리고 싶었다".
'특급 신인' 원태인(삼성)이 돌아왔다.
원태인은 지난 6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 달성. 잘 던졌지만 아쉽게도 승운과는 거리가 멀었다. 타선이 침묵했고 실책까지 나왔다. 무너질 만도 했지만 전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팀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쉬고 있었던 게 마음에 걸렸다. 1군에 복귀하면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덕아웃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팀 퍼스트 정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행동이었다.
"형들이 실책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나도 내야수로 뛰었기에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형들의 도움을 받을 기회가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개의치 않고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연패를 정말 끊고 싶었다. 분위기가 침체된 것 같아 막내로서 뭔가 하고 싶었다". 원태인의 말이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원태인에게 '원크라이(원태인+크라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하지만 그는 "승리 투수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른다면 아쉬움이 크겠지만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 5강 경쟁에서 치고 나가지 못해 많이 아쉽다"고 대답했다.
이어 "데뷔 첫승 달성 후 2승을 거두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승리라는 게 못하다가 좋은 흐름을 타면 연승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올해 안에 더 많은 승수를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2홀드(평균 자책점 2.58)를 거두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는 신인왕 경쟁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명언처럼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계속 말씀드렸지만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신인왕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우선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신인왕 욕심은 그 다음이다. 신인왕 욕심을 앞세우면 팀에 민폐를 끼치게 된다. 내 욕심 때문에 팀이 무너질 수 있다".
신인왕 경쟁자인 정우영(LG)은 인터뷰를 통해 "신인왕은 원태인이 차지하고 나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원태인은 "오늘도 내게 그 이야기를 했었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기를 북돋아 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 같다. 워낙 친하고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 우영이 뿐만 아니라 (김)기훈이와 (서)준원이도 잘하니 신선한 자극이 되는 건 분명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