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28, 25….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약 23억 5,000만 원, 30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은 올해도 대단한 스코어를 쏟아냈다. 워낙 그린이 공을 잘 받아주는 조건 덕분이다. 그 동안 컨디션이 처져 있던 선수들에게는 감각을 되찾는 계기를 선물했지만, 25언더파를 써내고도 우승권을 넘보지 못하는 진풍경도 나왔다.
지난 시즌부터 최근까지 우승과 인연이 없던 중국의 펑산산에게는 자신감을 되찾는 기회가, 양희영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겐 잘 치고도 우승을 넘볼 수 없는 허탈한 무대가 됐다.
한국시간 8일 오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 손베리 크릭(파72/6,646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펑산산은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몰아쳤다. 18번홀에서의 1미터 남짓한 버디 퍼트에 실패했으면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과 연장전을 펼칠 수도 있었지만 펑산산은 끝까지 침착하게 우승 퍼트를 해 냈다. 나흘간 64-67-65-63타를 쳐, 최종합계 259타 29언더파를 기록했다.

펑산산은 2018년 11월 블루베이 LPGA 대회 우승 이후 1년 7개월만에 승수 하나를 추가했다. 개인 통산 10승째.
2위는 올 시즌 아직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이 차지했다. 1타 뒤진 28언더파.
사실 15번홀 전까지만 해도 주타누간의 상승세가 무서웠다. 전반 나인 이글 2개, 버디 2개, 그리고 후반 12, 13번홀 연속 버디로 8타를 줄여 놓았던 주타누간이었다. 그러나 파5인 15번홀에서의 보기가 아쉬웠다. 18번홀 버디로 만회는 했지만 뒤따라오던 펑산산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던 박성현은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지만 손베리 크릭 클래식에서는 이러면 안 된다. 자칫 ‘부진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23언더파 공동 6위.
김효주는 3주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공동 7위,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공동 2위, 그리고 이번 손베리 크릭 LPGA 챔피언십 24언더파 단독 5위다. 김효주는 마지막 18번홀 보기가 있었지만 이날 8타를 줄였다.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은 양희영이 올렸다. 양희영은 1번홀을 보기로 출발했지만 이후 이글 1개와 버디 등을 엮어 7타를 줄였다. 25언더파 공동 3위.
우리에게 낯익은 선수가 하나 더 있었다.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에도 출전한 노예림(미국)이다. 재미교포라 KEB하나은행의 후원을 받고 있는 노예림(18)은 월요 예선을 통과해 대회에 참가했지만 23언더파의 빼어난 성적으로 골프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