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9일.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윤수가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삼성은 이날 KIA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KBO에 김윤수의 선수 등록 공시를 요청했다. 이어 김윤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김범수(한화)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김윤수는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삼성에 입단한 우완 정통파.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 15차례 등판해 1승 1패(평균 자책점 5.55)를 거뒀다. 최고 152km의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이 주무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한수 감독은 "김윤수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뛰었는데 최근 오른손 중지를 다치는 바람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군에서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윤수는 육성 선수를 상징하는 세 자릿수 등번호 103번에서 25번으로 바꿨다.
그는 "25번이라는 새로운 등번호를 달게 됐는데 정말 기쁘다. 그토록 바라던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었으니 다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얻는다면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오는 26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한화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김윤수는 친형 김범수와 같은 그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그때까지 잘하면 1군에 계속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열심히 노력하며 계속 (1군에)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수의 1군 데뷔전은 인상적이었다. 0-2로 뒤진 9회 팀의 5번째 투수로 나선 김윤수는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직구 최고 14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김윤수는 선두 타자 한승택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정환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이창진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김윤수는 박찬호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했다.
삼성은 9회 박해민의 2타점 중전 적시타에 이어 이학주의 끝내기 안타로 3-2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데뷔 첫 등판에 나선 김윤수는 첫승의 기쁨을 누렸다.
"오늘 처음 뛴 것도 기쁜데 승리까지 얻게 돼 기쁘다. 운좋게 승리 투수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음 등판엔 제대로 된 승리를 하겠다. 부족한 점이 많은데 특히 제구가 부족하다. 훈련을 통해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 프로에서 뛰고 있는 형의 조언이 여러모로 큰 힘이 된 것 같다".
2019년 7월 9일. 김윤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하루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