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홈런더비에서 엄청난 괴력을 선보였다.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홈런더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1라운드에서 29홈런을 날리며 맷 채프먼(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을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작 피더슨(LA 다저스)과 세 차례 타이브레이크 끝에 40홈런으로 결승에 올랐다.
압도적인 파워로 팬들을 놀라게 만든 게레로 주니어는 결승전에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를 만났다. 피더슨과의 혈투에서 체력을 소진한 탓인지 게레로 주니어는 22홈런을 날리는데 그쳤고 알론소가 추가 시간 없이 23홈런을 때려내면서 아쉽게 패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7/10/201907100810777865_5d251fbacd0f7.jpg)
게레로 주니어가 홈런더비에서 보여준 홈런쇼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정규시즌에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인 외야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인 게레로 주니어는 시즌 전 주요 유망주 평가매체(MLB.com,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유망주 랭킹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토론토는 수비가 미흡하다는 핑계로 게레로 주니어를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자 콜업을 요구하는 팬들의 성화가 거세게 일었고 게레로 주니어가 마이너리그에서 13경기 타율 3할3푼3리(45타수 15안타) 3홈런 9타점으로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토론토는 결국 4월 27일 게레로 주니어를 콜업했다.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속에 데뷔전을 치른 게레로 주니어는 2루타를 날리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점차 부진에 빠지며 전반기 61경기 타율 2할4푼9리(225타수 56안타) 8홈런 25타점 OPS 0.74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게레로 주니어의 전반기는 분명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세부지표를 보면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모습들도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시무시한 타구속도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게레로 주니어의 평균 타구속도는 시속 89.0마일(143.2km)이다. 타구 50개 이상 기록한 타자 389명 중 공동 162위다. 타구속도 95마일(152.9km) 이상 타구 비율을 나타내는 하드히트%는 38.5%로 공동 180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지표만 보면 게레로 주니어의 타구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최고 타구속도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레로 주니어가 올 시즌 날린 가장 빠른 타구는 타구속도가 무려 118.9마일(191.4km)이 나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타구 중 두 번째로 빠른 타구다. 타구속도 118마일(189.9km)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4명(지안카를로 스탠튼, 애런 저지, 개리 산체스)뿐이다.
또 110마일(177.0km) 이상의 타구는 13개를 날려 리그 공동 20위에 올랐다.
이처럼 게레로 주니어의 잘 맞은 타구는 정말 무시무시하게 날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타구가 꾸준히 나오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레로 주니어는 리그 평균 수준의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타격 어프로치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강하게 맞은 타구가 땅으로 꽂히는 경우가 자주 나오면서 파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변화구 계열 구종(커브, 너클 커브, 슬라이더 등)에 비교적 약점을 보이면서 상대 타율이 1할8푼2리(77타수 14안타)에 그친 것도 후반기 해결해야할 숙제다.
게레로 주니어는 어떤 공이든 때려낼 수 있었던 아버지의 타격 능력을 물려 받았고 아버지와 달리 선구안까지 갖춰 메이저리그 데뷔 전부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런 기대치를 생각하면 게레로 주니어의 전반기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홈런더비에서의 쏘아올린 엄청난 홈런들은 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망주라는 것을 입증했다. 벌써부터 게레로 주니어의 후반기가 기다려진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