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캑스 등번호 단 트라웃, “함께 있는 느낌…그는 영원한 올스타일 것” [생생인터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7.10 11: 48

8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이번 올스타전은 특별했다. 혼자 만의 영광이 아닌 먼저 떠나간 동료와 함께 뛴 올스타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라웃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2012년부터 8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그에게 올스타 선정은 ‘당연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트라웃의 올스타전은 혼자서 뛴 것이 아니었다. 지난 2일 텍사스 원정에 참여한 타일러 스캑스가 숙소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여전히 사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에인절스 팀원, 메이저리그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 여전히 에인절스와 트라웃은 스캑스를 먼저 떠나보낸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jhrae@osen.co.kr

올스타전을 앞두고 트라웃은 함께 올스타에 선정된 토미 라스텔라와 함께 자신들의 등번호가 아니라 스캑스의 등번호인 45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스캑스를 추모하는 검정색 45번 패치가 달려 있기도 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는 스캑스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스캑스의 등번호를 달고 8번째 올스타전에 나선 트라웃의 감정은 묘했다. 여전히 목소리가 잠겼다. 그는 “45번을 달고 뛰니까 매우 특별한 느낌이다. 타일러(스캑스)와 함께 그라운드에 있는 느낌이었다. 만약 내가 올스타전에서 무안타를 기록한다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는 투수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무안타 무득점 이닝으로 던지길 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팀원들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스캑스를 떠나 보낸 것은 나와 몇몇 선수들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해줬다”며 “그는 올스타의 자격이 있다. 그를 대표해서 뛰는 느낌이었다. 영원한 올스타일 것이다”며 평소 올스타전에 나서기를 희망했던 스캑스의 바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스캑스를 위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추모 행사에 대해서도 “사무국에 고맙다. 스캑스를 향한 사랑과 지원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의 가족들에게 가치 있는 일을 했다”며 올스타전을 주최한 메이저리그 사무국 측에도 스캑스의 동료로서 고마운을 전했다.
한편, 이날 올스타전은 많은 젊은 선수들이 새롭게 발탁됐다. 총 36명의 새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2013년 39명 이후 가장 많은 첫 올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 과정에서 트라웃은 올스타전 베테랑이 됐다.
그는 다시 미소를 되찾으며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젊은 선수들, 그리고 첫 올스타 선수들이 많아졌다. 메이저리그와 야구를 위해서 이는 정말 좋은 일이다. 이 순간들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며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올스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jhrae@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