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꽃말이 '기다림'이라고 하잖아요."
10일 서산구장. 마지막 경기를 앞둔 경찰 야구단 선수들 손에는 노란 해바라기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선수 뿐 아니라 유승안 감독을 비롯한 경찰 야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해바라기 꽃이 돌아갔다.
이날은 경찰 야구단의 마지막 공식 경기다. 의무경찰제도가 폐지로 경찰 야구단도 해체 수순을 걷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선수를 뽑지 않았고, 오는 8월 12일 현재 있는 11기 20명의 선수가 전역하게 되면 경찰 야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날 경찰 야구단이 도착할 무렵. 바쁘게 연습장 앞을 돌아다니던 한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선수들이 연습장으로 들어오자 한 명씩 해바라기 선물을 전했다. 경찰 야구단은 좋아해 꾸준히 벽제과 원정 경기를 따라다녔던 '팬'이었다.
경찰야구단 '팬 클럽' 중 한 명인 김 솔 씨는 "오늘 경찰 야구단이 마지막 경기라서 전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내려왔다. 그동안 경찰 야구단 경기를 보다가 알게 된 언니들인데,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친해졌다"라며 "전날 같이 밥을 먹으면서 '꽃 선물' 이야기가 나왔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꽃 장사를 하는 분이 계셨고, 전화를 드려 부탁드렸다. 이날 온 사람 뿐 아니라 사정이 있어서 못 온 분들도 금전적으로든, 마음으로든 많은 도움을 주셨다. 다행히 오늘 아침에 꽃을 받아서 선수들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해바라기를 선물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바리기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경찰 야구단은 해체되지만, 선수들은 모두 프로로 나갈 것이다. 또 감독님, 코치님들도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하실텐데, 언제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시는 날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꽃을 받은 선수들도 고마움을 전했다. 경찰 야구단 유승안 감독은 "그동안 많이 찾아준 팬들이라 잘 알고 있다. 많은 신경 써줘서 정말 고맙게 느낀다"고 이야기했고, 경찰 야구단 관계자 역시 "마지막까지 좋은 선물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주장 김태군도 "이렇게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시고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 날 경기는 우천으로 인해서 개시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선수들과 팬들 모두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그러나 팬들이 전한 사랑에 경찰 야구단 선수단은 프로에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품고 앞으로 한 달 남은 전역의 날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