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못갑니다!".
대구FC는 10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20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 경기서 세징야의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1-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대구는 순위 반등에 실패했다.
대구는 이 날 경기에서 부상과 퇴장 징계 등으로 베스트11 가운데 무려 7명이 바뀌었다.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를 병행할때도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았던 대구에게는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과의 맞대결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백업 멤버들이 주축으로 나선 대구는 전북의 파상공세에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골키퍼였다. 조현우가 갑작스럽게 출전이 어렵다고 전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출전 선수가 결정됐다. 원래 출전 선수는 이틀 혹은 전 날 결정된다. 특히 골키퍼 포지션은 변화가 거의 없는 포지션이다. 그런데 조현우는 감기몸살을 이유로 흔들렸고 대구는 부담이 컸다.
경기 시작과 함께 대구는 흔들렸다. 문선민과 정혁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또 실수가 늘어나면서 부담은 줄지 않았다. 세징야가 자신이 만들어 낸 페널티킥을 성공 시켰지만 최영은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골키퍼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몸이 좋지 않은 조현우가 나섰다. 갑작스럽게 출전한 조현우는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최근 불거진 이적설 등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조현우는 링거를 맞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조현우는 6월부터 FC 아우크스부르크, FSV 마인츠 05, VfB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설에 휩싸였다. 한동안 잠잠했지만 최근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예상외의 변수가 생겼다. 뒤셀도르프가 최근 맨체스터 시티에서 골키퍼 잭 스테판을 임대 영입했다. 또 기존 선수들도 변화가 없다.
조현우는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빗속에서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는 성실하게 사인과 사진 촬영을 했다.
팬들은 “독일을 뭐하러 갑니까!”, “독일 못갑니다!”, “대구에 남아 주세요!”라며 조현우의 잔류를 원했다. 선수의 결정이지만 대구의 핵심인 조현우가 새로운 도전을 펼치기 보다는 팀에 남아 달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분데스리가에서도 잘해주세요”라며 응원을 보낸 팬도 있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대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