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골쇄신 필요한 롯데의 경기력, 되새겨야 할 ‘프로의 가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7.24 05: 48

프로라는 이름, 그리고 아무나 주어질 수 없는 프로 선수의 가치를 되새기며 분골쇄신을 해야 할 때다. 롯데 자이언츠의 얘기다. 
롯데는 지난 19일 양상문 감독,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하는 내홍을 겪었다. 시즌 도중 현장과 프런트의 수장을 동시에 잃은 롯데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현장과 프런트 모두 표정이 밝을 수가 없다. 
하지만 야구 시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스타 휴식기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후반기를 준비해야 한다. 일단 롯데는 현장 수장의 공백을 공필성 수석코치를 대행으로 내세워 채운다. 공필성 대행체제 속에서 지난 23일에는 첫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단은 애써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훈련에 임했다는 후문.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작금의 사태가 주는 메시지를 쉬이 넘길 수 없었다. “죄를 지은 것 같다”는 선수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전반기 34승58패 2무 승률 3할7푼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경기력에 대한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방향성 없는 구단 운영이 화를 초래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결국 야구는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시즌 중 이례적인 감독-단장의 동반 사퇴의 책임론에 대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롯데는 선수단 총연봉 101억8300만원으로 리그 1위다. KBO리그에서 가장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 손승락 등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에 김원중, 구승민, 윤성빈, 한동희, 서준원 등 이제 막 꽃을 피우려 하는 유망주들까지. 선수들의 이름값은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았고, 연봉 1위팀 다웠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가 보여준 경기력은 연봉 1위 팀에 걸맞는 내실 있고,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였는지에 되짚어봐야 한다. 투타의 부조화는 전반기 내내 끊이지 않았고 기본으로 뒷받침 되어야 하는 수비는 허술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침묵하면 팀 자체가 그대로 무너지는 허약한 선수층의 민낯까지 내보였다. 롯데의 경기력에 끈끈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끈질기에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없었다. 모두에게 쉬운 팀이 되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했지만, 롯데는 이제 어느 팀에나 쉬운 먹잇감이 됐다. 
이미 최하위로 쳐져 있고, 유례없는 사태를 겪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대폭 부여하는 등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리빌딩 체제의 돌입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성적 없는 리빌딩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리빌딩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리그다. 
리빌딩도 리빌딩 나름이다. 리빌딩도 롯데의 후반기를 관통하는 중요 요소 겠지만, 롯데가 최우선적으로 보여줘야 할 모습은 아니다. 일단, 뼈를 깎는 반성으로 전반기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탈피하는 게 우선이다. 프로 선수라면 그라운드에서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게 당연하다. 경기력은 프로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프로 무대와 선수로서의 가치는 지금의 자리로 올라서기까지 노력한 시간과 흘린 땀에 비례한다.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자격이 아니다. 그만큼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과연 롯데의 전반기 경기력은 프로의 가치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줬는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남은 시즌 어떻게든 분골쇄신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불과 3년 전, 2016년의 일이다. 롯데는 지역 라이벌 NC에 무려 14연패를 당하는 등 1승15패로 치욕적인 결과와 마주했다. 그 당시 롯데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느그가 프로가?(너희들이 프로 선수냐)’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조롱했다. 롯데는 다시 한 번 프로의 자격에 대한 단두대에 올라 있다. 선수들 스스로 이제는 프로의 자격과 가치를 되새기며 그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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